[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분도는 시기상조'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의 가치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김동연 지사는 2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방자치라는 민주당의 면면한 전통과 가치와 정책으로 봐서 이 대표가 됐든 민주당의 누가 됐든 이와 같은 방향에 거스르는 일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동연 핵심공약, 이재명 '찬물'
이재명 대표는 지난 23일 경기 의정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경기도 인구가 1400만명을 넘어서고 있어 언젠가 분도를 해야 한다"면서도 "경기북부의 재정에 대한 대책 없이 분도를 시행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김동연 지사의 핵심 공약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국회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도의회 여야 만장일치로 북부특별자치도 추진에 대한 결의안도 통과된 상태입니다.
지난 25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 별관에서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가운데)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경기북부지역 국민의힘 후보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북부 분도에 대한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2대 국회에서 경기북도가 현실화되려면 민주당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그런데 같은 당의 대표가 김동연 지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경기도 입장에서는 내부의 암초를 만난 셈입니다.
논란이 일자 이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새마을전통시장에서 "강원도처럼 재정적으로 어렵고 접경지대여서 정말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 될 수 있다는 표현을 전락이란 표현으로 과도하게 한 것 같다"고 수습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김 지사의 경기북도 추진에 힘을 싣겠다는 뜻은 내비치지 않아 부정적인 입장을 거두지는 않았습니다.
민주당 역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구상과 관련해 분도에 반대한 바 없고, 당론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김 지사 손을 들지 않고 있습니다.
김동연 "경기북부특별자치도…지방자치 가치"
이에 김 지사는 "(이 대표의 발언을)직접 듣진 못했지만 민주당을 면면하게 지탱시키고 또 유지해 온 여러 철학, 정책의 방향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지방자치를 단식투쟁까지 하며 얻어냈고,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균형을 기치로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민주당이 배출한 전임 두 대통령을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기본 가치와 정책의 중요한, 변할 수 없는 것이 지방자치,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이라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그런 점에서 그와 같은 가치를 면면히 계승할 뿐만 아니라 지사로서 경기북부 발전의 발전과 경기도의 발전, 대한민국 성장을 견인하는 약속이자 다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마침 그 후에 나왔던 발언에 대한 해명으로 봐서 이 대표나 민주당도 큰 틀에서 같은 생각과 원칙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민주당이 그와 같은 가치를 계승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 추호도 다른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 대표의 분도 반대설을 일축했습니다.
김 지사는 "추진 방법과 속도에 있어서 여러 의견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민주당이 그동안 견지해 왔던 지방분권과 자치 또 국토균형발전, 큰 방향에서 이미 당에서 얘기한 것처럼 함께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큰 문제 없이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26일 오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북수원 테크노벨리 개발구상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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