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민생토론회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을 지적하며 윤 대통령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경실련은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제9조(공무원의 중립의무 등)와 제85조(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등 금지)를 위반한 혐의로 신고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24차례 개최
경실련에 따르면 민생토론회는 지역별로 서울 5회, 경기 9회, 영남 4회, 충청 3회, 인천 1회, 강원 1회, 전남 1회 등 총 24차례에 걸쳐 개최됐습니다.
개최 횟수가 많은 수도권과 영남, 충청권은 이번 총선의 주요 접전지로 지목됐고, 이들 지역에서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그 자체로 선거운동이라는 해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충북 청주시 동부창고에서 '첨단바이오의 중심에 서다, 충북'을 주제로 열린 스물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토론회 개최지별 맞춤 개발사업을 발표한 것과 이해관계자별 지원책을 발표한 것 역시 선거 개입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실련은 "대통령이 토론회를 통해 개발사업 추진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이고, 이해당사자들을 모아놓고 이들 앞에서 직접적인 지원책을 발표했다는 점도 대통령의 선거 관여로 판단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지난 1월 4일 열린 '활력있는 민생경제, 2월 8일 열린 '함께 뛰는 중소기업·소상공인' 토론회에는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이 참석했고, 이들에 대한 예산 및 금융지원과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등이 발표된 바 있습니다.
"중앙선관위, 철저한 조사" 요청
경실련은 "대통령이 제시한 선심성·개발 정책들은 구체적인 예산이나 실행방안조차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면서 "부실한 정책제시는 결국 국민을 기만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민생토론회는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앞두고 잠정 중단됐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정황으로 볼 때 행사를 주재한 윤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중앙선관위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앞서 참여연대도 지난달 21일 윤 대통령을 선거법 위반으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고, 그보다 앞선 지난달 7일엔 민주당이 불법 관권 선거라며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바 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들이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윤석열 대통령을 고발했다.(사진=박한솔 기자)
과천=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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