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정보통신기술(ICT)·소재부문·중소업체 중심으로 부진을 지속한 올해 1분기 제조업 경기와 달리 2분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황·매출 전망 지수가 2022년 2분기 전망치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 국면에 접어들 전망입니다.
하지만 '대외 공급망 불안'도 가중되고 있어 제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조업들은 현 경영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요인으로 '생산비 부담', '수요 둔화·재고 누중', '고금리·자금난', '대외 불확실성 지속과 공급망 불안'을 꼽고 있습니다.
14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올해 2분기 시황 전망 BSI는 기준치인 100을 기록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올해 2분기 제조업 '기대감'
14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의 올해 2분기 시황 전망 BSI는 기준치인 100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2년 2분기 전망치 이후 최고치입니다. 2년만에 제조업 시황이 기준치에 도달한 것입니다.
BSI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분기 대비 증가(개선)을 의미하며, 반대로 0에 근접할수록 감소(악화)를 뜻합니다.
전반적인 시황 외 매출도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액 기준으로 올해 2분기 전망 BSI는 102로 집계됐습니다.
내수와 수출·고용 전망치도 기준치를 상회했습니다. 내수의 2분기 전망 BSI는 101로 나타났으며, 수출도 102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1년(4분기)만에 상승한 수치입니다. 앞서 내수의 전망 BSI는 지난해 4분기 95, 올해 1분기 94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수출도 지난해 4분기 95, 올해 1분기 90으로 집계됐습니다.
내수와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자, 고용 전망도 2분기만에 기준치인 100을 기록했습니다. 2023년 4분기 고용 전망 BSI는 100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 98로 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후에는 올해 2분기 기준치인 100을 회복한 셈입니다.
다만, 경상이익·자금사정에 대한 부분은 밝지 않습니다. 경상이익의 2분기 전망 BSI는 97, 자금사정은 95로 조사됐습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14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올해 2분기 시황 전망 BSI는 기준치인 100을 기록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커지는 대외 공급망 불안감
국내 제조업체들이 현 경영활동에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생산비 부담(57%)'을 꼽고 있습니다. 생산비 부담 응답 비중은 2023년 2분기(69%) 이후 점차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나 여전히 2곳 중 1곳은 생산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어 수요 둔화·재고 누중 39%, 고금리·자금난 36%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경영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요인으로 29%가 '대외 불확실성 지속과 공급망 불안'을 지목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24%)보다 5%포인트 높아진 수치입니다.
향후 투자 계획으로는 아직 '미정'이라는 응답이 월등하게 많았습니다. 제조업체들에게 향후 투자 계획을 묻자 70.6%가 '현재 계획 없음'을 택했습니다. 이어 2024년 하반기부터 확대 12.9%, 2024년 초부터 확대 중 9.9%, 2025년 상반기부터 확대 4.8%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 지원 희망 부문에는 10곳 중 7곳(71.3%)이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규제 완화 등 투자 지원도 42.4%로 조사됐습니다. 이외에도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 22.6%, 신제품 개발 등 첨단산업 지원 18.2%, 기타 3.7%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민성환 산업연 선임연구위원은 "현 경영활동의 부정적 요인으로 대외 공급망 불안 우려가 증가했다"며 "정부 지원으로 경기 부양 지원과 투자 지원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21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스마트 SMT&PCB 어셈블리 전시회'에 다양한 장비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공급망협정' IPEF 17일 발효
정부도 국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17일부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협정을 정식 발효합니다. 앞서 우리나라는 3월 18일 비준서를 기탁했으며 협정상 발효 규정에 따라 30일 후인 이달 17일 국내 발효를 앞두고 있습니다. 공급망 협정 발효는 미국·일본·싱가포르·피지·인도 등에 이어 6번째입니다.
공급망협정은 공급망 관련 최초의 다자간 국제협정입니다. 협정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역내 공급망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정부 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정국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이 4000개(2022년 기준)를 상회합니다. 금액으로만 치면 연 100만달러 이상입니다. 특히 리튬·코발트·흑연 등 핵심광물 특정국 수입의존도가 80%(2023년 기준)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IPEF가 발효되면 공급망 복원력 증진을 위한 투자확대, 물류개선, 공동 연구개발(R&D) 등의 협력이 평상 시 이뤄집니다. 공급망 위기 발생 때에는 즉시 14개국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위기대응네트워크(CRN)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CRN은 공급망 위기 발생 시 회원국이 요청하면 15일 내 긴급회의를 개최해 수요·공급기업 매칭, 대체 운송경로 발굴 등 극복 방안을 논의합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IPEF 발효를 통해 핵심광물 등 주요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공급망 위기 대응능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을 단행하면서 에너지·수출 분야에 대한 영향 등 경제적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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