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기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소형 IT용 전고체 전지 개발을 담당할 인력 보강에 나섰습니다. 오는 2026년 웨어러블 기기에 전고체 전지를 탑재한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헤드헌터를 통해 국내 주요 배터리사에 근무 중인 개발 인력들에게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담당 직무는 전고체 공정개발로, 근무지는 수원사업장 내 중앙연구소입니다.
배터리업체 한 종사자는 "삼성전기가 올해 신사업 중 하나로 소형 IT용 전고체 전지 사업을 공식화했다"며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양산을 위한 제조와 품질 분야보다는 개발에 필요한 직원들을 확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기의 소형 전고체 전지 사업은 지난해부터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당 사업이 공식적으로 구체화한 시점은 올해 1월입니다.
당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산화물계 소형 전고체 전지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처음 밝혔습니다. 장 사장은 "현재 신뢰성 조건을 보증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2026년 웨어러블 시장 진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고체 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입니다. 소형 전고체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형상 자유도가 높고, 폭발 위험도 적다는 이점이 있어 웨어러블 분야에 활용될 전망입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자사 전고체 전지는 적층세라믹콘텐서(MLCC) 사업에서 확보한 적층 기술과 글라스 세라믹 재료 기술을 기반으로 소형화와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와 용량 특성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삼성전기는 국내에서는 부산사업장, 해외에서는 중국 천진과 필리핀 라구나 사업장에서 MLCC를 주로 만들고 있습니다. 다만 IT용 MLCC는 필리핀에서만 생산 중입니다. 소형 전고체 전지 공정이 MLCC 공정과 비슷한 만큼 향후 전고체 전지 양산을 담당할 곳도 필리핀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기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중앙연구소 내 전고체 전지 사업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며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 사업부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또 "소형 전고체 전지는 엄지 손톱만 한 크기로, 무선이어폰 등 초소형 웨어러블에 탑재될 것"이라며 "해당 공정 자체가 주력인 MLCC와 세라믹 공정과 상당히 유사한 만큼 올 4분기쯤에는 구체적인 개발 현황이 공개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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