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조여오는 야권의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에 검찰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빠졌습니다.
수사에 속도를 내자니 윤 대통령의 눈밖에 날까 고민이고, 특검 재추진이 현실화돼 특검이 의미있는 성과를 내면 그동안 사실상 수사를 방치한 것이 확인돼 진퇴양난에 맞닥뜨린 겁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을 수사중입니다.
검찰은 사건의 핵심 인물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2021년 12월 재판에 넘겨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유죄를 받아냈습니다. 이후 현재 항소심을 진행중이지만 김 여사에 대해서는 고발된 지 4년째 결론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야당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속도와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검찰은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해 왔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최근에도 "입증 책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사안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필요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여사 소환조사 필요성’에 대해선 "수사 대상이나 방식에 대해선 제한 없이 사안의 실체 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입니다.
법조계 "더 이상 수사 미룰 수 없는 단계"
그러나 검찰이 이제는 더 이상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부딪혔다는 법조계 분석이 나옵니다.
야당이 총선 압승의 여세를 몰아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로선 특검으로 수사가 넘어가기 전 직접 소환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앞서 법원이 권 전 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할 당시 김 여사 명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최소 3개 사용됐다고 판단해 수사 필요성이 확실히 인정된 만큼 원칙대로 수사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는 겁니다.
검찰-대통령실 김 여사 소환 두고 이견 이야기도
일각에선 검찰총장 출신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검찰이 쉽게 수사에 진척을 내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실제로 검찰과 대통령실은 올해 초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차기 중앙지검장 자리를 놓고 대통령실과 검찰 내부에서 긴장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윤 라인' 고위급 검사 사이에서 긴장과 암투가 전개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와 검건희 씨 관련 혐의 처리 입장이 인선의 핵심 기준"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검찰 (사진=연합뉴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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