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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승계 과제를 안고 있는
한화(000880)그룹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에어로)와
한화시스템(272210)의 시너지로 승계 문제를 풀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가 방산과 항공우주 사업만 남기고, 비주력 회사를 분리하면서 자회사인 한화시스템과 방산 분야에서 시너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시스템 성장은 2대 주주인 한화에너지의 가치를 증대시키고, 이는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그룹 후계자 삼형제의 지분 가치도 상승시킨다. 이후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을 통해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한화에너지)
그룹 사업 재편으로 ‘키우고 줄이고’
지난 4일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의 방산·항공우주 사업과 보안·반도체 제조 기계 등 사업을 분리하는 내용의 사업구조 재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한화에어로 자회사였던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는 오는 9월1일 인적분할을 거쳐 신설 지주사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로 분리된다. 한화에어로는 방산·무기체계·우주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분할 신설 회사는 인공지능 솔루션, 반도체 장비 등 로봇 사업을 주력으로 삼을 예정이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기계 사업 등을 가져가면서 한화에어로와 그 자회사들은 핵심 사업인 방산 및 항공우주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이에 시장은 한화에어로가 방산 사업 고도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분할 이후 한화에어로의 올해 매출액은 9조5664억원, 영업이익은 7352억원으로 분할 이전 대비 각각 14.8%, 19.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들지만 시장은 시너지가 적은 사업을 안고 있던 까닭에 발생했던 가치 과소평가 요소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사업 재편 발표 직전인 지난 2일 한화에어로의 시가총액은 15%가량 늘었다.
반면, 한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는 몸집을 줄이는 모양새다. 사업 개편안에 따르면 한화는 건설 영역의 해상풍력 사업부와 글로벌 영역의 플랜트 사업부를 한화오션에 넘길 예정이다. 아울러 배터리 제조 장비 및 공정자동화 사업을 물적분할해 한화모멘텀을 설립할 예정이다.
한화가 몸집을 줄이는 가운데 한화에어로를 키워주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향후 승계 구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룹 전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몸집을 줄인다면 향후 한화의 지분을 취득해야 하는 삼형제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계열사를 재배치해 향후 승계 과정에서 계열사 분배를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을,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 삼남 김동선 본부장은 유통과 로봇 사업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삼형제 합병 시나리오 무게
한화그룹의 승계는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지분을 확보해야 완성된다. 이에 향후 한화그룹 삼형제가 한화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몸집을 줄인 지주사 역할의 한화와 몸집을 키운 한화에너지가 합병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 후계자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삼형제가 완벽하게 회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이 지분이 한화의 지분으로 치환된다면 승계가 완성될 수 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한화에너지는 각각 501억원씩 배당을 실시했다. 이 배당금이 향후 한화그룹 승계 자금으로 사용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2022년부터 배당이 중단된 상태다. 아울러 한화에너지의 순차입금 의존도가 2022년부터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29%였던 한화에너지의 순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36%까지 올랐다. 사업 확장 및 인수합병에 따른 현금성자산 소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직접 한화에너지가 기업 가치를 올리기 적합하지 않은 상황이 조성되면서 한화에어로를 통한 간접적 기업 가치 올리기가 예상된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의 자회사 한화시스템의 지분 12.8%를 보유한 2대주주다. 이에 한화시스템 기업 가치가 올라갈수록 한화에너지의 기업 가치도 함께 올라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한화에어로의 사업 재편은 방산 사업에 집중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도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의 분할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오히려 비주력 사업이 섞여있던 한화에어로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이에 한화시스템의 성장도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은 전차, 군함 등에 탑재되는 무기전술체계를 생산하는 사업이 주력이다. 한화에어로의 무기 판매가 늘수록 한화시스템도 성장하는 구조다. 한화에어로의 방산 수주잔고가 지난해 말 기준 27조8566억원에 달하는데다 최근 루마니아에 1조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이 임박하면서 수주잔고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한화시스템의 방산 매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의 올해 매출은 2조7840억원, 2025년에는 3조2370억원, 2026년은 3조8140억원으로 추산했다.
한화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업 재편은 경영 효율성을 제고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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