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LS증권' 출범 초읽기…IB 기대감 커지는데 "사람이 없다"
이베스트, LS증권으로 새 출범…10번째 그룹 증권사
범 LG계열 자금조달 수요 커, LS증권에 힘 실릴까
잇단 IB 조직 축소로 인력 부재, 획기적 성장 아직
2024-05-30 06:00:00 2024-05-3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8일 17: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이 6월1일부로 'LS증권'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LS증권 출범으로 LS그룹의 기업금융(IB) 관련 수혜 여부가 주목을 받는다. LS그룹은 최근 신사업 진출 과정에서 기업공개(IPO)와 회사채 발행 등 IB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단순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이 LS그룹 편입만으론 IB 실적이 확대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내부 IB조직 재건에 나섰지만 관련 앞서 진행된 IB조직 축소의 여파로 걸음마 단계다. 이에 따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역량을 쌓아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내달 1일 LS증권 새 출범…LS그룹 편입으로 사업 확대 기대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오는 6월1일부로 사명이 LS증권으로 변경된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LS그룹으로의 편입 절차가 마무리되는 것으로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를 LS네트웍스로 변경하는 대주주 변경 안건을 승인했다.
 
이로써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시중 증권사 중 10번째로 그룹사 산하 증권사가 됐다. 현재 시중 증권사 중 금융지주를 제외한 재계그룹 산하 증권사는 삼성증권(016360), 현대차증권(001500), 한화투자증권(003530), 미래에셋증권(006800), DB금융투자(016610), 교보증권(030610), 유진투자증권(001200), 키움증권(039490), 대신증권(003540) 등이 있다.
 
시장에선 LS그룹 편입으로 IB부문에서의 사업 확대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LS그룹을 비롯한 범LG 기업집단의 주식자본시장(ECM) 딜에 참여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전통 IB로의 사업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IPO나 회사채 발행 등의 자금 조달 과정에서 산하 증권사 참여는 오히려 일종의 보험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발행 기업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해 주는 셈이다. 물론 객관성 문제 때문에 대표 주관사로는 참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인수사는 가능하다. 
 
한화그룹의 자금조달의 경우 한화투자증권은 올해에만 부채자본시장(DCM)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000880)지주, 한화호텔앤리조트의 회사채 발행에서 인수사에 이름을 올렸다. ECM은 작년 시장의 대어급 유상증자로 평가된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실적을 쌓을 수 있었다. SK증권(001510)도 현재로서는 사모펀드 J&W파트너스에 매각돼 SK그룹과 관계사는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SK그룹의 회사채 발행에서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IB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를 어떻게 쌓느냐다”라며 “보통의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아무리 노력을 해도 빅이슈어들과 관계를 트는 것부터가 어렵지만 LS그룹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만큼 IB 부문 확대는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 (사진=LS그룹)
 
범 LG그룹 IB 관련 딜에 참여 기대
 
국내 IB 시장에서 LS그룹은 ECM과 DCM 모두 시장의 주목을 이끄는 빅이슈어로 떠올랐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하는 LS그룹은 조 단위 대어급 IPO부터 중형급 회사채에 이르기까지 신사업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융통하려고 증권가를 찾는다. 
 
대표적인 사례는 LS머트리얼즈(417200)다. 지난해 IPO에 성공한 LS머트리얼즈은 그 해 마지막 조 단위 IPO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은 키움증권의 경우 LS머트리얼즈 상장으로 막판 순위 역전에 성공해 IPO 주관실적에서 6위를 차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당시 인수사로 참여해 3년 만에 처음으로 IPO에서 주관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LS그룹이 속한 범LG그룹 계열사의 IB딜 참여도 기대되는 부문이다. LS그룹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들인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가 LG그룹 산하 전선, 가스 사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독립해 설립됐다. 현재 LS그룹 회장은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은 회장이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LS이링크, LSMnM 상장 이외에도 다른 계열사 1~2곳을 국내외에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매출 1조원 대의 농기계 전문 회사 LS엠트론과, 미국 소재 전선 자회사 슈페리어 에식스(SPSX), LS일렉트릭의 자회사 LS이모빌리티솔루션, 배터리용 소재 전문 회사 LS이브이코리아 등이 상장 예비군으로 거론된다.
 
이들 기업이 상장된다면 최소 중형급 이상의 딜이 될 전망이다.
 
LS이브이코리아는 2020년 초 상장 철회 당시 평가 시가총액이 2540억원에 공모액은 800억원대에 달했다. 상장을 준비 중이던 2019년 매출 2121억원에서 2023년 2806억원으로 32.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023년 16억원 적자를 제외하곤 꾸준히 100억원 이상의 흑자를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IPO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년에 걸친 감축, IB조직 재건 과제로 
 
대형 그룹사 편입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의 IB조직은 한 차례 터닝포인트가 있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하지만 비약적인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IB조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리스크 관리와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IB조직을 감축했다. 2022년 당시 IB사업부 아래에 있던 7개 본부 가운데 부동산투자개발본부를 해체하고 6개 본부만 남겼다. 이듬해에는 6개 본부에서 1개 본부를 줄이고 △투자금융본부 △부동산금융본부 △기업금융본부 △PF본부 △복합금융본부만을 운영 중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IB부문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ECM과 DCM을 비롯한 전통IB가 대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종합금융본부'를 새롭게 출범시킨다. 산하 3개팀으로 기존 부동산 2개팀에 전통 IB를 중심으로 한 1개팀으로 구성된다. 기존 부동산금융본부 중심의 IB 조직에 구조화상품, 기업금융, 대체투자 업무를 추가했다. 갑작스러운 인력 충원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조직 내 인원을 최대한 활용해 실적을 쌓는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앞서 IB조직 축소의 후폭풍으로 이렇다 할 만한 실적이 없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LS그룹 편입으로 일부 DCM과 ECM에서의 실적을 쌓을 수는 있겠지만 단번에 IB 역량이 확대된다고는 볼 수 없다”라며 “차분히 실적을 쌓은 후 전통 IB에서 충분한 역량을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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