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김진양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직후 운영실적이 저조한 '식물위원회 폐지' 나섰지만, 일부 부처에서는 되레 정부위원회 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표적으로 농림축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산하의 정부위원회 수가 증가했습니다. 윤석열정부가 지향하는 '작은 정부' 기조에 역행하는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농림·복지 '4개 증가' 최다…국토부도 '2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모경종 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본지가 입수해 분석한 결과, 지난 14일 기준으로 정부위원회가 가장 많이 소속된 부처는 국토교통부였습니다.
총 63개의 정부위원회가 국토부에 소속됐습니다. 이어 국무총리(61개), 보건복지부(53개), 산업통상자원부(30개), 교육부(29개), 농림부(28개), 문화체육관광부(28개), 과기부(25개), 환경부(25개), 해양수산부(24개) 등의 순입니다. 윤석열정부의 정부위원회는 총 609개였습니다.
이 가운데 지난 2022년 6월 기준으로 문재인정부의 정부위원회가 631개였을 때와 비교하면 오히려 정부위원회가 늘어난 부처는 과기부와 국토부, 농림부, 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입니다.
농림부와 복지부의 경우, 문재인정부 시절에 비해 부처 소속 정부위원회가 4개 증가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농림부에선 지난 3월29일 위원 16명 규모의 중앙농촌공간정책심의회가 설립됐습니다. 또 복지부에선 심뇌혈관질환관리위원회(위원 15명 규모)가 지난해 6월11일, 의료급여공포심의위원회(위원 9명 규모)가 지난해 9월29일 설치됐습니다.
또 문재인정부 때와 비교해 과기부에선 부처 소속 정부위원회가 3개 늘었습니다. 국토부에선 정부위원회가 2개 증가했지만, 특히 최근에 설립된 곳이 많았습니다. 국가항행계획추진협의체(위원 20명 규모)가 지난해 10월19일,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위원 30명 규모)가 지난해 6월1일,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위원회(위원 10~30명 규모)가 지난 4월27일 생겼습니다. 이외 중소벤처기업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각각 1개씩 증가했습니다. 지난달 27일 설립된 우주항공청의 경우, 산하에 2개의 정부위원회를 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윤석열정부 엇박자…"작은 정부 지향점 안 보여"
사실상 정부위원회 통폐합의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문재인정부 때 35개에서 이번에 23개로 정부위원회 수가 감소했습니다. 다만 현재 남아 있는 행안부 산하 정부위원회의 최근 3년간 회의 개최 현황을 보면, 실제 회의를 여는 횟수도 점차 줄어들면서 여러 위원회들의 존재감이 약화됐습니다.
실제 재해영향평가심의위원회의 경우, 회의 개최 수가 2022년 174회에서 2023년 119회, 2024년 38회로 줄었습니다. 또 승강기사고조사위원회는 2022년 8회에서 2024년 1회로,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는 2022년 24회에서 2024년 10회로, 회의 진행 횟수가 큰 폭으로 변화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행안부 산하의 정부위원회 수는 줄고 있지만, 일부 부처 소속의 정부위원회는 오히려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를 앞세운 윤석열정부의 '작은 정부' 기조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석열정부에서 국정에 대한 엇박자가 나는 데 대한 우려가 있다. 정부의 크기를 좀 줄이면서 국정운영을 효과 있게 하겠다고 하지만, 그러면서 사업은 벌여놓고 있다"며 "사업을 벌여놓으면 조직이 더 커져야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집권 3년 차에 들어갔는데 작은 정부에 대한 지향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주용·김진양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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