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해 총사퇴했던 현대제철 노조 집행부가 재구성됐습니다. 이번 집행부는 그간 현대차그룹 내에서 성과급 지급 등으로 갈라치기 했던 사측에 대해 강력하게 투쟁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26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최대 노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집행부가 새롭게 선출됐습니다. 이승환 지회장, 김태문 수석 부지회장, 이수만 사무장, 이진우 부지회장 등이 당선됐습니다.
이번 집행부 선출은 충남지부의 지난 임단협 과정에서 노사 협의 결렬에 따른 책임을 집행부가 지고 총사퇴하면서 진행된 선거입니다. 현대제철 충남지부 조합원은 약 4200여 명으로 5개 지회(충남·인천·포항·순천·당진하이스코) 중 가장 규모가 큽니다. 때문에 사측과의 교섭에서 큰 역할을 합니다.
집행부는 노조 재건을 비롯해 현대차 그룹사 갈라치기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철강시황 악화를 변명으로 한 그룹사 갈라치기와 임금복지 차별이라는 무기로 노동자들의 권리와 정당한 이익을 사측이 무시했다"며 "총단결, 총투쟁으로 제대로 맞서 싸워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제철 노조가 지난 3월6일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현대제철 노조는 현대차와 기아에만 특별성과급 지급을 하는 것을 그룹 갈라치기라고 지적해 왔습니다. 올해도 특별성과급 문제가 노사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데요.
앞서 현대차 노조는 2022년에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며 사장실과 각 공장장실을 146일간 점거하고, 62일간 게릴라 파업을 벌였습니다. 당시 파업으로 현대제철의 고로 제품 생산량은 5.1% 감소했고,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집행부 구성을 이유로 올해 임단협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통상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는 임단협을 위한 상견례가 이뤄져야 하는데요. 아직 상견례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상견례가 빠르면 7월, 8월은 되겠다"며 "노사 간 입장차가 분명 생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임단협도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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