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김현기 서울시의장 "광화문 태극기 게양, 시민의견 들어야"
서울시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 걸겠다"
김 의장 "공론장 마련해 다양한 의견 검토해야"
"의장으로 재임 동안 시정 견제기능 되찾아"
2024-06-27 15:28:53 2024-06-27 15:28:53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27일 광화문광장에 설치되는 초대형 태극기에 대해서 "시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또 "(서울시가) 시민 의견을 듣는 절차는 제대로 하지 않고 발표부터 한 것 같다"면서 "광화문광장은 상징적 의미가 있는 곳인데, 그런 시설물을 넣으려면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의장 접견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공론의 장을 마련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다양한 검토를 하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난 2022년 7월4일 시의회 임시회에서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김 의장은 오는 30일에 퇴임할 예정입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5일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게양대를 세우고 초대형 태극기를 걸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태극기 크기는 가로 21m, 세로 14m입니다. 공사는 오는 2025년 5월 시작, 2026년 2월에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광화문광장에 태극기 설치는 찬반이 갈립니다. 찬성 측은 새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반대 측에선 과도한 국가주의에다 세금 낭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 의장은 이에 대해 "시민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라면서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한 겁니다. 
 
아울러 김 의장은 임기 동안 시의회가 서울시를 견제하는 기능을 되찾도록 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김 의장은 "11대 시의회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민주당이 다수당이었고, 서울시청은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이 10년 동안 재임했었다"면서 "그러는 동안 시의회의 견제·감시 기능이 많이 둔화됐고, 기능도 상당히 축소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의장으로 취임한 후 시정 개혁과 교육행정 개혁, 의회 개혁 등 세 가지 화두를 갖고 많이 바꿨다"며 "의회가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말을 참 듣기 싫었다. 그런 역할을 안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의장은 "의장으로서 해야 할 과제를 수행했다"라고도 말했습니다. 수행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처리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 처리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지원 등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처리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조례안 처리 등을 들었습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장 접견실에서 기자들과 차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의회)
 
아울러 김 의장은 '강성이라는 평가가 있다'라는 질의에 "강성이 아니라 합리적인 것"이라며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강성이라고 한다면, 해야 할 일을 못하는 사람이 연성(부드러운 성향)이라는 건데 (그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해야 할 일을 마음대로 정하면 강성이 된다. (하지만) '3불 원칙'이라는 원칙과 기준을 정해서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구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의장이 말한 3불 원칙은 △용도 불요불급(필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음) △집행목적 불분명 △효과 불투명한 정책과 예산을 걷어냄 등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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