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카카오(
카카오(035720))가 올해 들어 네 번의 서비스 오류를 빚었습니다. 카카오톡의 오류 발생 후 점검과 복구 시간마저 점점 늦어지면서 서비스 제공이 불안정한 모습인데요. 카카오는 테크(기술) 기업으로서 인공지능(AI) 사업의 역량 강화 과제도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최근 안산에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면서 ‘이중화’에 사활을 걸었음에도 또다시 오류가 발생하자 카카오톡의 AI 기술 접목 계획에도 회의적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입니다.
지난 5월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서울페스타 2024의 일환으로 마련된 카카오프렌즈 포토존에서 시민들이 대형 라이언과 춘식이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8일 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4분부터 카카오톡 PC버전과 포털’ 다음’에서 로그인 등이 원활하지 않은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카카오는 긴급 점검 및 복구 작업을 실시했는데요. 오류는 약 90분 만에 완전 복구됐습니다.
카카오톡의 먹통 사태는 약 두 달 만에 다시 발생했습니다. 지난 5월 21일 카카오톡의 오류는 54분 동안 이어졌는데요. 지난 5월 13일과 20일에는 각각 6분간 카카오톡 접속 오류, 메시지 발신 지연 및 실패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국민 메신저로 의존도가 높은 카카오톡이 멈추면서 정부 부처까지 나선 바 있습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21일 긴급 현장 점검을 실시했는데요. 작업 중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기에 발생한 실수로 밝혀졌습니다.
이후 카카오는 재발 방지책을 내놓았는데요. 이외에도 재해와 재난에도 멈추지 않는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만들어진 데이터센터 안산을 가동하는 등 서비스 이중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카카오톡 오류가 반복되자, 인프라 서버 분리에 더욱 힘을 써야할 때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명주 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보통 인프라 시스템들은 이중으로 구현하도록 돼있고, 이는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카카오는 최근 2~3년 전까지 다른 시스템과 달리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사용자 확보에 초점을 맞춰왔다”라며 “이용자가 늘어나고 일정 상태가 되면 (인프라 시스템을) 분리해야 하는데 시스템 서버만 산술적으로 늘린 것 아닌가 싶다. 근본적으로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서버 시스템에 대한 질적인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카카오의 오너 사법리스크를 비롯한 경영 위기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카카오에 경영상 여러 난제가 있는데 AI 인력을 포함해, 회사가 활기 있게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라며 “정부 차원에서 늦어지는 오류 복구 시간에 대해 정확히 조사하고 대책을 강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잦은 오류로 올해 카카오톡에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다짐에도 적신호가 켜졌는데요. 김 교수는 “사용자가 더 많아지고, 시스템은 갈수록 복잡해진다. 지진이나 정전 등에도 끊기지 않는 업무연속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영역만 자꾸 늘리면 자칫 더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라며 “카카오에서 관련 사안을 심각하게 생각 후 투자 및 문제를 풀어야할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 교수 역시 “(카카오톡의 신기능 추가가) 프로그램 오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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