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삼성'·'오픈AI-브로드컴'…자사 AI 특화 반도체 ‘속도’
네이버-삼성, AI 가속기 '마하1' 맞손
오픈AI-브로드컴, 챗GPT 특화칩 협력
2024-07-23 15:37:18 2024-07-23 15:58:03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네이버(NAVER(035420))와 오픈AI 등 생성형 AI 기술을 내세운 기업들이 자사 AI에 특화된 반도체 제조를 위해 반도체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사 AI 서비스에 특화된 반도체를 확보함으로써 서비스에 대한 차별화로 경쟁력을 다지려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챗GPT 등에 특화된 반도체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창업자 샘 올트먼은 사내에 AI 반도체 전담팀도 꾸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내 대표 테크기업 네이버도 하이퍼클로바 등을 고도화하기 위해 삼성전자(005930)와 AI 가속기 ‘마하1’ 설계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AI 시스템의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해  AI 기술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운용하면서 학습이 완료된 초대규모 AI 모델에서 불필요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제거하거나, 파라미터 간 가중치를 단순하게 조정하는 경량화 알고리즘을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에 최적화해 초대규모 AI의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AI 시스템의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고 파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한진만 부사장, 네이버 클로바 CIC 정석근 대표. (사진=삼성전자)
 
반면, 카카오(035720)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습니다. 더욱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이날 구속되면서 AI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올스톱됐습니다.
 
네이버, 오픈AI, 구글 등이 자사 AI에 특화된 반도체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을 낮추는 동시에 공급 다변화를 통해 AI 기술 개발을 지속,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AI 초기 시장인 현재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을 90%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점 형태가 지속된다면 AI 시장이 무르익었을 때 엔비디아로부터 AI 칩을 공급받는 AI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의 칩이 학습·추론에 구분 없이 작동하는 것은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기업 입장에선 차별화 포인트 부족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더욱이 AI 스타트업은 가격이나 필요성 측면에서 봐도 엔비디아 칩을 고집할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은 대개 LLM(대규모언어모델)을 보유한 대기업의 AI를 토대로 추론 모델을 만들기 때문에 추론 외 학습도 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칩 필요성이 낮다고 합니다. 삼성전자가 AI 스타트업을 비롯한 AI 기업을 타깃으로 '마하1' 개발에 전력투구하는 이유입니다. 
 
마하1은 그래픽처리장치(GPU), HBM(고대역폭메모리)으로 구성된 엔비디아 AI 가속기와는 구성이 다릅니다. 삼성이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와 저전력D램(LPDDR)을 한데 묶은 방식으로 설계돼 가격 대비 성능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 칩 성능이 좋지만 생성형 AI 기업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AI 기술 고도화를 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공급 다변화하는 것이 기술 개발 지속성을 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AI 기업들이 저마다 서비스하는 AI 기술이 다르고, 이것이 그 기업들의 차별성, 곧 경쟁력인데 엔비디아의 시스템으로는 이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 저마다 제공하고자하는 AI 서비스에 맞는 AI 칩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3년 6월 9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K-Startups meet OpenAI 행사에서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가 글로벌 AL 기업간 협업 등에 대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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