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정부·여당과 민주당까지 가세해 기대감을 높였던 '종합부동산세 완화'가 무산되면서 공은 국회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종부세는 전액 지방에 교부되는 만큼 지방 재정 문제와 직결돼 있는데요. 의원 입법이 이뤄질 경우 구체적인 '재원 보전' 방안 마련이 관건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민주당 내부 당론이 엇갈리는 만큼 지방선거 전까지는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26일 당정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 추진 방향을 다룬 첫 번째 사전 브리핑에선 종부세 개편 추진을 언급했지만 지난 22일 진행된 두 번째 사전 브리핑에선 최종적으로 종부세 개편방안을 제외시켰습니다. 정부안은 통상 당정 협의를 거치는 만큼 최종 협의 과정에서 개편방안이 제외됐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이번에 대대적 수술이 이뤄진 상속세의 경우 지난 2000년 이후 단 한번도 개편이 없었는데요. 종부세의 경우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 안정과 지방세수 확충을 위해 2005년 제정된 이후 현재까지 공제액 상향, 공시가격 현실화 등 총 13차례 개정된 상태입니다. 이번에 종부세를 개편할 경우 사실상 폐지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이유인데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세대 1주택자의 주택분 종부세 과세 인원은 11만1000명으로 이전해 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납부세액도 이전해 대비 65% 감소했는데요. 13차례 세제 개편으로 이미 납세 대상자의 1인당 평균 납부세액은 81만5000원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납세인원과 납부세액이 줄면서 지방 재정도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애초 종부세가 만들어진 배경 중 하나가 '지방균형발전'인데요. 종부세로 거둬들인 수입은 기초자치단체에 전액 부동산교부세로 배분됩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2027년까지 연평균 1조3442억원의 종부세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유호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정세제위원장(강남대 세무학과 교수)은 "종부세는 특히 윤석열정부 출범 후 지속적으로 완화된 데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조세부담마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지자체 재정건전성에 큰 문제를 야기했다"며 "종부세를 주요 재원으로 하는 몇몇 지방 대도시의 경우 재정 상태가 매우 열악해지면서 정부가 추가 감세 또는 폐지를 선택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정치권에서도 앞다퉈 거론된 만큼 국회에서 종부세 카드를 다시 뽑아들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의원 입법이 이뤄질 경우 핵심은 재원 보존 대책 마련이 될 전망인데요.
여당에서는 종부세 납세자가 많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안 발의가 예상됩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강남구 의원들은 한시가 급할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민주당의 입장이 중요한데요. 현재 당론이 엇갈리고 있어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책은 수혜자가 분명해야 하는데 종부세는 당론으로 대판 붙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강력하게 추진되지 않는 한 빨라야 2026년 지방선거는 앞둬야 내부적으로 정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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