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 국가 청년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수료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한동훈호 출범 이후 한 달간 국민의힘 지지율이 되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중점을 두고 있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층) 지지율은 더 떨어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윤 대통령과의 갈등 관리에 신경을 쓰다 보니 '특검(특별검사)법' 등 각종 이슈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동훈 등판에도…국민의힘 지지율 '하락'
한 대표가 취임한 지난달 23일 이후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전화조사원 인터뷰)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35%(7월23~25일 조사)에서 32%(8월20~22일 조사)로 줄었습니다.
또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유무선 ARS 방식)에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38.4%(7월25~26일 조사)에서 31.0%(8월14일·16일 조사)로 하락했습니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무선 ARS 방식)에서도 35.9%(7월29~30일 조사)에서 32.4%(8월19~20일 조사)로 내려갔습니다.
무엇보다 한 대표가 사활을 걸고 있는 중·수·청 지지율은 더 떨어졌습니다. 중도층 지지율을 살펴보면, <리얼미터> 조사 결과 29.9%에서 25.4%로, <미디어토마토> 조사 결과 30.0%에서 27.3%로 줄었습니다.
서울과 경기·인천 등 국민의힘의 수도권 지지율도 내려가는 추세입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서울은 38.8%에서 27.9%로, 경기·인천은 40.0%에서 27.2%로, 10%포인트 이상 크게 하락했습니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도 서울은 34.7%에서 30.7%로, 경기·인천은 35.4%에서 30.7%로, 줄었습니다. <한국갤럽>의 경우, 서울은 한 대표 취임 후와 비교해 33%로 같았지만, 경기·인천은 34%에서 28%로 당 지지율이 빠졌습니다.
국민의힘의 청년층 지지율은 중도층이나 수도권 지지율에 비해 그나마 변화가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20대는 30.0%에서 24.7%로, 30대는 28.6%에서 27.1%로 줄었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의 경우, 20대는 19%에서 21%로 올랐지만, 30대는 22%에서 17%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래픽=뉴스토마토)
곳곳서 인사·이념 논란…외연확장 '발목'
한 대표가 취임 이후 사활을 걸었던 중·수·청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등 최근 윤 대통령이 단행한 인사에 논란이 잇따르고 있지만, 한 대표는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습니다.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말을 아끼는 측면도 있지만, 한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춘 민심 수용을 강조한 것과는 분명 다른 행보입니다.
또 이념 갈등을 부추기는 철 지난 색깔론이란 비판을 받는 윤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에 대해서도 한 대표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한 대표가 지나치게 윤 대통령과의 충돌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한 대표는 23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한민국 미래 국가 청년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수료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체질을 튼튼하게 하고, 당이 정책 중심, 민생 중심, 그리고 격차를 해소하는 목표를 중심으로 해서 좋은 정치를 해보겠다"며 취임 한 달 소감을 전했습니다. 한 대표는 취임 이후 정책적으로 유능한 당대표의 면모를 보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여기에 당내 '격차해소 특별위원회'를 설치한 데 이어 가칭 '수도권 특별위원회' 신설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중·수·청 외연확장에 힘을 싣는 모양새인데, 윤 대통령의 보수층 결집 행보와 이에 대한 한 대표의 어정쩡한 스탠스에 효과가 반감되는 모습입니다.
향후 야권에서 '채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김건희 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등 특별검사법)의 추진을 앞둔 만큼, 이를 둘러싼 여야 간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검법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인 국민의힘에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제안한 한 대표의 당내 입지가 더욱 불안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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