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미국과 중국 국기가 걸려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미국 하원에서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는 생물보안법이 통과하며 연내 법 제정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 기업이 수혜 기대감에 바이오 소부장과 위탁개발생산(CDMO)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생물보안법이 약 8년의 유예 기간이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19일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CDMO 업체들에게 중장기적 관점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의약품 생산처 전환에는 기술 이전이나 특정 공정이 설정된 규격과 품질 요소들을 만족하고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음을 보증하기 위한 증거를 문서화하는 밸리데이션 등의 공정 절차 외에도 규제기관의 실사 등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곳은 세계 1위 CDMO 생산능력 역량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CDO) 매출액 비중이 아직 10% 미만에 불과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비중 확대가 기대돼 CDMO 매출 외에도 추가적인 성장동력 확보가 예상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4개 공장을 추가로 지어 연간 생산능력 130만 리터를 확보할 계획인데요.
박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락인(Lock-in) 효과로 장기적으로 위탁생산(CMO)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락인효과(Lock-in)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 공급업체를 선택한 후 이를 변경하거나 다른 대안을 선택하기 어려워지는 현상 의미하는데, 주로 전환비용이 높을 때 발생합니다.
셀트리온은 지난 9일 경영계획 공시를 통해 CDMO 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하며 확보한 생산 기술과 글로벌 인허가 노하우를 활용해 CDMO 사업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셀트리온은 100% 지분 자회사 형태로 신규 공장을 확보해 CDMO 사업을 추진하는 안이 유력합니다.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 CDMO 기업으로 최근 잇달아 수주에 성공해 실질적인 생물보안법안의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생물보안법 제정 초기에는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수 있으나 점진적으로 체감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 연구원은 "생물보안법이 시장에서 예상되는 것처럼 연내 입법이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2032년까지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관점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론자, 후지필름 등 경쟁사들의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추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로 CDO을 꼽았습니다. 김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 기업 매출의 대부분이 CMO를 통해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공장 증설, 이에 부합한 대규모 수주가 제일 큰 주가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신규 공장이 완공되면 매출이 즉시 인식되지 않고, 시생산 및 상업화 규모 시험생산(PPQ) 이후 상업화 생산까지 통상적으로 2년이라는 기간이 지나야 매출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지정학적인 이슈로 인해 부각되고 있는 CDO 사업이 일부 공백을 상쇄시켜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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