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올해 상반기 매출액의 20%에 육박하는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역대급 외형 성장까지 이룬 대웅제약이 순이익은 60% 넘게 급감하며 옥에 티를 남겼습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4.5% 줄었습니다. 순이익 급감은 기존에 자산으로 취급됐던 펙수클루 임상 비용 일부가 손상 처리된 결과인데요. 현재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는 기존 위식도역류질환에서 적응증 확대를 위해 추가 임상이 진행 중입니다.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 요법에 대한 임상계획과 개발 일정이 변경되면서 손상차손이 반영된 것입니다.
다만 외형 성장에서는 승승장구했습니다. 펙수클루의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6.8% 성장한 526억원으로 이미 작년 한 해 매출 554억원에 근접했습니다. 펙수클루가 내수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달성한 것은 2분기부터 종근당과 공동 판매를 시작한 결과가 반영됐기 때문인데요.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준비 중인 펙수클루 저용량 출시가 연내 마무리되면 연말경 종근당의 초도 물량 출하로 연 매출 1000억원을 초과 달성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후속 신약개발 준비 분주…상반기 매출액 중 '19.1%' R&D 투자
대웅제약의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6221억원, 영업이익 808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8%, 20.4%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R&D에 투자한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에도 1179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R&D 비용으로 지출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R&D 투자 비중은 19.1%입니다. 매출 상위 5대 제약사 중 R&D 투자 비율과 액수가 가장 높습니다.
대웅제약의 외형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산 신약 시리즈인 펙수클루와 엔블로, 나보타에 이어 후속 주자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타미플루로 알려진 항바이러스제 성분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 내성 문제를 해결하고, 복약 횟수를 기존 10회에서 1회로 개선하는 독감 치료제 개발에 나섰습니다. 대웅제약은 보건복지부로부터 3년간 약 20억원의 연구개발비 지원을 받아 완제품 개발 및 임상약 생산·허가를, 대웅바이오는 원료 합성법 개발 및 GMP 생산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3세대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 원료의약품 국산화도 추진 중입니다. 대웅제약과 대웅바이오, 대웅테라퓨틱스 등 대웅의 계열사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고지혈증 치료제용 원료의약품 국산화를 위한 국책 과제 주관사로 선정됐는데요. 현재 87%에 달하는 고지혈증 치료제 해외의존도에서 탈피하기 위해 3세대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 원료의약품을 국산화하고, 중간체와 완제의약품까지 국내에서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무통 성장호르몬 주사로 알려진 인성장호르몬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 1상 임상시험계획(IND) 식약처 승인 획득해 개발이 본격화됐습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생물의약품 기반의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를 상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나아가 GLP-1 유사체 성분의 비만 치료제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임상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웅제약 제공)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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