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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침체된 저축은행 업권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예대마진 중심인 단순한 수익구조가 고금리에 특히 취약해서다. 저마다 수익 다각화에 고심인 이유다. 특히 대형 저축은행들은 유가증권 등 자산 운용을 다각화해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IB토마토>는 주요 저축은행의 자산운용 현황을 수익 포트폴리오를 통해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 오케이저축은행이 거액의 부동산 여신으로 촉발된 경영지표 악화를 막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핵심은 건전성 강화다. 부동산 여신 상각과 매각이 이어지고 있으나 건전성 하락세는 잡히지 않는 데 따른 조치다. 주요 수익 기반인 부동산 여신 규모도 줄어들고 있으나 눈에 띄는 수익성 제고 방안은 아직이다.
오케이저축은행 본사.(사진=IB토마토)
조직개편 전문성 강화 도모
23일 오케이저축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평균 운용자산은 13조5696억원이다. 이중 수익성 운용 자산은 대출금과 유가증권 등으로 구성돼 있다. 2분기 평균잔액 기준 대출금은 11조9009억원으로 수익성 운용 자산 중 87.7%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규모를 줄였음에도 비중은 83.42%에서 4.28%p 올랐다.
반면 유가증권의 운용 평균잔액은 1년 새 규모를 불렸다. 지난해 9220억원이던 운용 규모를 1조1978억원으로 증가시켜 비중도 6.44%에서 8.83%로 끌어올렸다. 예치금이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이상 줄면서 비중이 유가증권과 대출금으로 분산된 탓이다.
오케이저축은행의 투자금융(IB) 부문 전문성 강화는 2022년부터 시작됐다. IB 전문화 조직인 IB금융본부를 신설하면서다. 현재 IB금융본부는 IB금융1부와 IB금융2부로 나뉘어 있으며 IB투자본부에서는 인수금융과 펀드의 투자 등을 맡아 자산을 운용한다,
오케이저축은행은 지난 2022년에 있던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인력을 이동시키는 등 효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했다. 특히 IB금융본부 설립 시기는 금융당국 가계대출 총량규제 강화 시기와 맞물려있다.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성장과 기업 대출 등을 통한 외형 성장을 위한 선택이다. 실제로 오케이저축은행의 2022년 말 유가증권 운용 평균 잔액은 전년 말 7249억원에서 9083억원으로 늘었다.
유가증권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기업대출도 확연히 증가했다. 2021년 말 기업 대출은 4조8075억원에서 1년 새 6조4915억원으로 늘어났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6.45%에서 53.68%로 올랐다. 부동산 관련 여신의 증대가 기업대출 확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오케이저축은행은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해왔다. 업권 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관련 여신 규모가 커 빠른 속도로 자산 규모와 수익성을 키웠다. 지난 2019년 오케이저축은행이 부동산 업종에 실행한 대출은 1조539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말 3조3850억원까지 커졌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규모도 같은 기간 3조1429억원에서 5조8914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던 부동산 여신은 올해 감소하는 모습이다. 6월 말 기준 오케이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 신용 공여 한도금액은 총여신의 절반인 5조7432억원이다. 이중 오케이저축은행이 부동산 업종에 내어준 금액은 3조815억원으로 한도의 절반이 조금 넘는 53.7%다. 지난해 말 3조3850억원에서 6개월만에 약 3000억원 감소했다.
오케이저축은행의 기업 대출 규모도 지난해부터 줄고 있다. 기업대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대출 규모의 등락이 기업 대출 규모도 결정한다.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늘어난 것도 부동산 업종에 내어준 대출금이 증가했기 때문이고, 올해 감소세를 보인 이유도 부동산 관련 여신 탓이다.
부동산 수익 빈자리 못 채워
오케이저축은행의 부동산 대출이 줄어든 것은 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관련 여신을 처리하고 있어서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회수 가능성 등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관련 건전성이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말 부동산 업종 여신 연체율은 8.35%에서 올해 6월 말 15.91%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부동산PF 대출에 대한 연체율은 22.71%, 건설업은 22.25%로 각각 연체액은 2163억원, 90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부터는 적극적인 상각을 통해 건전성 제고에 나섰으나, 쉽지 않은 모양새다. 지난해 2분기 기중대손상각액은 761억원, 누계액은 1098억원이었다. 1년이 지난 올 2분기에도 상각 규모는 커졌다. 2분기 838억원, 누계로 1747억원 규모다.
미국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도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부동산 경기에 직접적으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오케이저축은행도 건전성을 살피는 한편 부동산 이외의 자산 운용처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케이저축은행이 투자했던 사업장에서 기한이익상실이 발생돼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위기에 대응하고 있으나, 이미 투자한 부동산 필지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건전성은 악화일로다. IB부서를 꾸려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였으나, 시장을 내다보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저축은행의 부동산 투자는 선순위보다는 중순위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중순위로 대주단에 참여하면 선순위 대비 이율이 높아 수익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투자한 물건이 공매로 넘어간다면 회수 가능성이 하락해 위험성이 높다. 공매로 넘어간 물건이 낙찰된다 하더라도 투자금액 대비 낮은 수준의 가치만 인정돼 중순위까지 돌아올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 알려진 오케이저축은행의 위험 물건만 해도 신림동 필지와 부동산, 합정동 필지 등이 있다. 신림동 필지의 경우 계속된 유찰로 최저 입찰가격이 604억원에서 423억원으로 떨어졌다. 합정동 필지도 843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최저입찰 가격이 내리면서 두 물건 모두 수의계약 가능 단계로 넘어갔으나,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가증권으로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오케이저축은행은 지난해 2분기 대비 유가증권의 운용 평균잔액은 늘렸으나 관련 수익은 되레 줄었다. 올 상반기 오케이저축은행의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은 51억7722만원으로 전년 동기 88억3657만원에서 감소했다. 특히 2분기의 경우 87억7723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오케이저축은행 관계자는 “오케이저축은행은 IB부문 등 내부 조직 규모는 밝힐 수 없다”라면서 “현재 부동산 관련 자산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운용하고 있고, 상각과 경·공매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등 건전성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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