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지난 5월 발생한 삼성전자 방사선 피폭 사고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논의됩니다.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이 사건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국감에서 철저히 따져물을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 피폭 사건을 조사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과방위 소관기관입니다.
삼전 방사선 피폭…"책임 소재 따져야"
삼성전자 방사선 피폭 피해 노동자가 지난 8월 노동조합 게시판에 직접 올린 방사선 피폭을 당한 양손 사진 (사진=삼성전자 노조)
최민희 의원은 지난달 27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임혜자의 야단법석'에 출연해 "삼성전자 방사선 피폭 사고는 원인, 책임 소재 등을 좀 더 따질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며 "화상(질병)이라는 주장은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단 사고에 대해 실무적으로 답변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그다음에 확인감사도 하기 때문에 그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출석이 필요하다면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5월27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방사선발생장치를 정비하던 직원 2명이 방사선에 피폭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방사선 연간 노출 최대 허용치의 188배에 달하는 사고로 피해 노동자 이용규 씨는 양손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이 화상에 대해 삼성전자는 '질병에 해당해, 중대재해로 볼 수 없다"며 화상을 질병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조와 피해자 측은 삼성이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해 가기 위해 질병 주장을 펼친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 1명 이상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중대산업재해로 판단합니다. 부상이면 2명 이상이지만 질병의 경우 3명 이상이어야 중대재해로 규정됩니다. 과방위는 이같은 내용을 따져묻기 위해 윤태양 삼성전자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MBC 논쟁 치열 예상…방심위 단독 국감 진행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과방위 국감은 삼성전자 방사선 피폭 사고 외에도 들여다봐야 현안이 산적해 있습니다. 특히 최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MBC 장악을 위한 기도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MBC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불꽃 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MBC를 둘러싼 논쟁은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과 관계 있습니다. 방송 4법은 22대 과방위 1호 법안으로 통과됐지만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다시 폐기 수순을 밟았습니다. MBC를 비롯해 KBS, EBS 등 공영방송 이사 수를 대폭 확대해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야당은 방송 4법을 두고 대통령이 공영방송 사장을 뽑는 데 관여하지 못하게 하는 '방송 장악 금지법'이라 칭하고 있습니다.
최 의원은 "방송 장악을 하려는 윤 정부 입장에서 방송 장악 금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건 예견된 일"이라며 "방송을 중립화시키되 실현 가능한 법안으로 좀 더 토론해서 재발의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민주당은 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혜자 K-정책금융연구소 기획위원이 <뉴스토마토> 야단법석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 쟁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 의원은 이번 과방위 국감 현안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파행 운영 △YTN 사영화 불법성 △R&D(연구개발) 예산 등을 꼽았습니다. 지난달 30일 국회 과방위에서 열린 청문회에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불출석해 방심위 단독 국감이 열릴 예정입니다. 현재 법원은 방심위가 방송사에 대해 무리한 심의를 했다고 인정하는 상황인데요. 최 의원은 "조직적으로 보이는 청부민원은 방심위 사상 없던 일로 이번 국감에서 최대한 파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불법 스팸 근절법 발의…AI는 '시민참여 입법' 추진
최 의원은 과방위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입법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명 '불법 스팸 근절법'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두 개를 함께 발의했습니다.
최 의원은 "문자를 발송해 주는 문자 판매업자는 부가통신사업자로 등록하게 돼 있는데 이번 법안은 전송자 인증 제도를 확립하는 것"이라며 "인증번호가 생겨 제재가 쉽다"고 설명했습니다. '야단법석'의 진행자인 임혜자 K-정책금융연구소 기획위원(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인증 절차나 기준이 강화되는 이 법안이 통과돼서 일상생활이나 개인정보 침해가 감소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화두인 인공지능(AI) 딥페이크와 관련한 법안도 준비 중입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AI가 산업진흥 쪽에 쏠려 시민들이 AI로 인해 불법 행위 겪는 사건은 간과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최 의원은 지난달 12일 '시민참여 AI 기본법 추진을 위한 쟁점 토론회'를 여는 등 시민참여 입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토론회에선 AI 기술에 대한 순기능과 문제에 대해 의견이 오갔습니다. 기술 자체의 가치 중립성을 둔 논쟁이 더욱 필요할 전망입니다.
딥페이크 범죄와 관련해 '딥페이크 성범죄 방지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지난달 26일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법안이 통과된 만큼 일상생활에서 교육도 적극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 의원은 "청소년부터 보호해야 한다"며 "부모님 등이 이런 법이 나왔단 걸 인지하고 학교나 가정에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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