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서울 집값 상승세 둔화…엇갈린 집값 전망
전문가 "강보합 유지 대 외곽 지역 하락" 의견 팽팽
대출규제 속 금리인하, 집값 상승 기폭제 작용 어려워
2024-10-04 15:16:57 2024-10-04 17:47:14
 
[뉴스토마토 홍연·송정은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28주째 상승했지만 오름폭은 3주 연속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급격한 집값 상승에 정부의 대출 규제가 맞물리며 올해 초부터 꾸준히 증가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주춤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에 이어 11월에도 ‘빅컷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집값 향방에 대한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갈리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8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은 1만992건으로 지난 7월 1만2783건 대비 14%(1791건) 줄었습니다.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은 올해 1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 폭을 키워왔으나 지난 8월 8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609건으로, 7월의 9518건 대비 약 20.1% 감소했습니다. 7월에는 거래량이 2020년 7월 이후 최대치인 1만6002건을 기록했지만, 8월 들어 다시 거래량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9월 거래량도 1321건(30일 기준)에 그치며 8월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7~8월 한때 전주 대비 0.3%까지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도 8월 말쯤부터 상승 폭이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다섯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주 상승 폭 0.1%는 16주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입니다.

집값 상승 피로감·대출 규제…향후 집값 전문가 의견 갈려 
 
(표=뉴스토마토)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부동산 시장에 크게 작용하며 상승 폭 둔화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빠르게 집값이 올라가는 과정을 관찰하면서 다시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관망세와 기대심리 등도 현재 상승 폭 둔화 현상에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상승 폭 둔화가 지속되면서 보합세나 하락전환의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습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런 추세가 계속되고 거래량이 급감하면 매도자도 가격을 고집하지 않고, 매매를 희망하면 가격 조정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는 분위기를 관망하는 분위기라 집값은 강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하락 전환까지 가려면 매물량이 크게 늘어나거나 공급이 많아지는 등 부동산 시장의 기초에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전세가격 상승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공급이 많지 않다는 인식들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울 주요 지역들은 신축이나 역세권은 들고 있으면 오른다는 생각이 강한 상황이라 거래가 줄고 상승률이 둔화될 수 있어도 완전히 꺾이는 것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보합 전환이나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송승현 대표는 "시장을 선도하는 강남에서 매수세가 다소 꺾이는 분위기라 국지적으로는 관망세에 들어가면 보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만약 보합으로 들어간 이후 시장에서 매수세가 추가로 축소될 경우 대출 의존도가 큰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하락장이 나타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예상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3~6개월간 집값은 전고점 대비 가격을 회복한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호재가 없는 곳들은 바로 치고 올라가기 어렵다"면서 "집값은 급등보다 점진적으로 오르는 양상이 일반적이며, 서울 기준으로 하락은 쉽지 않지만 여건이 좋지 않은 곳은 보합을 나타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전문가 대부분은 금리인하가 매수세 상승 동력이 될 수 있으나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큰 기폭제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중론입니다. 김은선 랩장은 "금리 인하는 현재 가격 상승에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는 상태인데, 실제로 진행됐을 때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대출금리 부분에서 추가적으로 하락 조정되는 여력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에 큰 영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듯하다"고 했습니다.
 
함영진 랩장은 "금리 인하와 관련된 부분이 현재 주택시장에 선반영됐다고 본다"면서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재료인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금리 인하보다는 주택담보대출과 관련된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가 시장에 더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습니다.
 
홍연·송정은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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