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미분양 '비명'…서울은 청약 '광풍'
준공후 미분양 83% 지방에 위치…금리 인하에 소폭 회복 기대
지난달 서울 1순위 청약경쟁률, 2018년 이래 월간 최고
2024-10-14 16:38:40 2024-10-14 17:22:37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서울과 지방 간의 온도 차이가 극명합니다. 서울은 지난달 1순위 청약 경쟁률이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인기가 뜨겁습니다. 반면 지방은 수분양자에게 명품 등 다양한 경품과 파격적인 할인 등 미분양 해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준공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등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경우 연말까지 강남 등에서 신규 분양 일정이 남은 만큼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방 또한 금리인하를 통해 다소나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14일 국토교통부의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7550가구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81.3%인 5만4934가구가 지방에 집중됐습니다. 전체 미분양 물량은 7월의 7만1822가구 대비 5.9% 감소하는 등 6월을 정점으로 다소 감소하는 모습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문제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입니다. 건설업계 불황 장기화와 재무부담 등이 겹치면서 준공 후 미분양 가구 수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지난 8월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6461가구에 달했습니다. 이는 3년 11개월 전인 2020년 9월의 1만6883가구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중 1만3640가구(83%)는 지방에 위치합니다. 건설업 불황 장기화에 따른 지방 중소 건설사들의 재무 위기, 공급 과잉, PF 리스크, 지역별 경제 활성화 수준 등 원인도 다양합니다. 
 
대출 부담 적은 지방 부동산 시장…기준금리 인하 '변수'
 
지방 미분양 물량은 단기적으로 해소하는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월보다 6.1p(포인트) 상승한 99.3p으로 나타났는데요. 비수도권과 지역 광역시, 8개도 모두 전달 대비 최대 6.9p까지 올랐습니다. 수도권 대비 2배에 달합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방의 경우 단기적인 아파트 공급 부족과 기준금리 인하 등이 지방 분양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지방은 젊은 인구의 수도권 유출, 공급과잉 등 주택시장 기초체력이 약해 미분양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그렇지만 서울에 비해 집값이 저렴해 대출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기에 금리인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지방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2달 연속 가격 상승추세인데,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받아 회복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가을에도 뜨거운 서울 분양시장…강남 신축 아파트 인기 '견인'
 
미분양에 신음하는 지방과 달리 서울 분양 시장은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9월 서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396.8대 1로 직방이 분양정보 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래 월간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서울 외 지역의 경우 대구(11.3대 1), 강원(8.8대 1), 경기(8.7대 1), 부산(5.6대 1), 인천(5.0대 1), 충북(0.5대 1) 순이었습니다. 직방 관계자는 "지난달 서울 청약 단지는 4개로 강남권역 내 우수한 입지를 갖춘 브랜드 단지들 위주로 청약에 나섰다"며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해 시세 차익 실현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몰리며 청약경쟁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면적별로는 전용 60㎡ 초과 85㎡ 이하 구간의 경쟁률이 668.5대 1로 가장 높았습니다. 최근 주택시장 트렌드인 '중소평형' 인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어 85㎡ 초과 511대 1, 60㎡이하는 299.4대 1로 뒤를 이었습니다. 
 
9월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은 강남구에서 공급된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와 '청담르엘'이 이끌었습니다. 두 단지 모두 적은 일반분양 물량에도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는 1순위 평균 1025.6대1, 청담르엘은 667.3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뛰어난 학군이 밀집해 있고, 전국 최고 수준의 인프라, 한강변 입지, 여기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인한 시세차익 기대감까지 몰렸기 때문입니다. 
 
서울 시내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연내 남은 기간에도 서울 청약시장 열기는 뜨거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실진주 재건축, 2678가구), 서초구 아크로리츠카운티(721가구), 서초구 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 등 강남 3구에 분양하는 신축 단지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 아파트는 입지가 좋으면 주변 시세와 준해도 완판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분상제 적용으로 시세 차익 기대감이 큰 곳도 당연히 인기가 많을 것이다. 지방은 시세와 비슷해야 경쟁률이 나올 것 같다"고 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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