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 참전에…'버거 전쟁' 재점화
오너가 자제들이 낙점한 햄버거 사업
현대가(家)도 진출…평택 미군기지에 '재거스' 1호점
치열해진 버거 시장…입지 굳히기 '관건'
2024-10-16 16:59:05 2024-10-16 17:14:41
 
[뉴스토마토 김성은·이지유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식품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가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재거스(JAGGERS)'를 국내에 론칭했습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에 1호 매장인 험프리스점 영업을 시작했는데요. 미국 밖 매장은 한국이 처음입니다.
 
재거스는 미국 스테이크 전문 브랜드 '텍사스 로드하우스'의 창업자 켄트 테일러가 만든 수제버거 브랜드로 미국 내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프버거에 두 장의 소고기 패티가 들어가는 등 푸짐한 양과 주문 즉시 조리하는 점이 특징입니다.
 
한국 1호점에서는 버거 14종, 사이드 메뉴와 음료 22종으로 메뉴를 구성했습니다. 버거 가격은 1만원 안팎입니다. 대표 메뉴인 △크레이지 굿 치즈버거 약 1만3100원 △스파이시 크리스피 치킨 샌드위치 9200원이며, 감자튀김과 탄산음료를 포함하면 5300원이 추가됩니다. 다른 브랜드 유사 메뉴 대비 10%가량 저렴해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을 갖췄다는 게 현대그린푸드의 설명입니다.
 
국내에 먼저 들어왔던 수제버거 브랜드들이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에 첫 매장을 출점했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미군기지 내 매장을 이용할 수 있는 수요자는 미군이나 카투사 복무자와 그 가족들로 한정됨에 따라 확장성에 의문을 품게 되는데요.
 
안정적인 전략을 택한 것으로 읽힙니다. 재거스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곳에서 시작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향후 현대백화점이나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등 자사 유통시설 위주로 추가 매장 출점을 검토하겠다는 것입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평택 미군기지 USAG 험프리스 내 외국인이 많지만 내국인도 적지 않다"라며 "여러 고객층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텍사스 로드하우스도 2019년 평택 미군기지에 최초로 선보인 이후 백화점과 아웃렛 중심으로 8개 매장으로 확장해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대그린푸드가 평택 미군기지에 새롭게 선보인 수제버거 브랜드 '재거스 험프리스점' 전경. (사진=현대그린푸드)
 
수제버거 홍수 속 살아남은 곳은?
 
시장은 후발 주자 재거스의 안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버거, 해외 유명 버거 브랜드 등이 국내로 밀려 들어오면서 국내 버거 시장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졌기 때문입니다.
 
기업 오너가 자제들이 버거 사업을 활발히 펼치면서 버거 시장은 더욱 조명을 받았습니다. 지난 2016년 SPC그룹은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 부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쉐이크쉑'을 강남에 선보였는데요. 당시 햄버거를 먹기 위해 긴 줄을 서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습니다. 현재 SPC그룹은 쉐이크쉑 한국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으며, 29개까지 매장을 늘렸습니다.
 
이후 수제 버거 시장이 급부상했습니다. 한화그룹 오너 3세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또한 지난해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와 국내에 안착시켰습니다. 강남 1호점을 시작으로 여의도, 강남 고속터미널, 서울역, 판교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로 불리는 '파이브가이즈' 햄버거. (사진=김성은 기자)
 
이밖에 다이닝브랜즈그룹의 '슈퍼두퍼'를 비롯해 영국 출신 유명 요리사 타이틀을 단 '고든 램지 버거'도 국내에 상륙했습니다. 오바마 버거로 통하는 '굿스터프이터리'의 경우 매장을 냈으나 5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버거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동시에 입지를 굳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버거 시장은 젊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나이가 있는 소비자까지 두루 아우를 수 있게 됐다"면서 "최근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상태로, 이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수제버거,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화제성이나 희소성이 약해진 부분이 있고, 일반 햄버거보다 가격대가 높은 부분도 지속적인 수요를 끌어내기에 제약이 있다"면서도 "다만 백화점이나 아웃렛에 입점할 경우 높은 가격대가 상쇄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성은·이지유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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