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B&피플)김대홍 그래비티벤처스 부사장
동원증권·미래에셋증권·카카오페이증권 거친 30년 경력 '증권맨'
창업 대한 열정 품고 2024년 그래비티벤처스 합류
'사람'이 투자의 중요 요소…해외 진출 도와 '동반 성장' 꾀한다
2024-11-11 06:00:00 2024-11-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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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최근 국내 스타트업의 최대 화두는 '해외 진출'이다. 국내에서만 통하는 기술력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채 자리를 잡지 못한 스타트업에게 해외 진출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해외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엑셀러레이터(AC) 그래비티벤처스는 초기 투자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독일 등 시장 개척이 절실한 스타트업들과 해외를 오가며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IB토마토>는 이러한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는 그래비티벤처스의 김대홍 부사장을 만났다.
 
김대홍 그래비티벤처스 부사장.(사진=그래비티벤처스)
 
다음은 김대홍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소개를 부탁드린다. 
△현재 그래비티벤처스의 부사장이자 신한대학교의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는 스타트업 투자·육성 전문가다. 1992년 동원증권에 입사해 미래에셋증권(037620)까지 20년 이상 증권사에 몸담으며 '온라인 증권사'의 기틀 마련에 힘을 보탰다. 이후 증권업을 플랫폼이 주도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2019년 카카오페이(377300)로 자리를 옮긴 이후 카카오페이증권 설립을 주도, 초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스타트업의 발굴과 투자, 해외 진출에 특화된 엑셀러레이터(AC)로서 지역의 경쟁력 있는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의 오랜 금융 경험과 카카오에서의 플랫폼 비즈니스 경험을 쌓았다. 또한 창업, 경영, 리더십 등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문제 해결 능력을 쌓아온 것이 강점이다.
 
-대부분의 경력을 증권업계에서 쌓았다. 한 증권사의 대표이사까지 지낸 이후 돌연 엑셀러레이터가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 
△30여년 간 자본시장의 중심인 증권업계에서 일하며 '금융'이 기업의 성장, 나아가 국가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체감했다. 특히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자 국민 플랫폼인 카카오에서의 경험은 스타트업의 성장과 혁신에 관심을 갖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카카오페이 재직 당시 창업대학원에 진학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깊게 공부하길 원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체계적 투자와 스케일업 지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이런 관점에서 어느 정도 성장한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는 벤처캐피탈(VC)보다 아직 시장에 자리잡지 못한 초기 기업에 투자하며 창업자와 함께 고민하는 AC가 적성에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올해 초 그래비티벤처스로 합류한 이후 맡은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그래비티벤처스의 모토는 '로컬 투 글로벌(from Local to Global)'이다. 지역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해 글로벌 진출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김샛별 대표이사가 글로벌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동시에 부사장으로서 국내에서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올해 그래비티벤처스 본사를 충남 천안으로 이전했다. 충남지역에 스타트업 육성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래비티벤처스는 서울보다 지방의 스타트업을 더 선호한다. 이미 제주와 대전지역에서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투자펀드를 운용하며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한 경험이 있다. 이 과정에서 지방 스타트업 육성 시스템이 서울·수도권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몸소 경험했다. 
충남 천안시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비수도권' 지역이다. 지역 내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첨단 기업들도 다수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스타트업 육성에 대한 천안시의 열정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반면 이를 육성할 수 있는 AC는 부족하다는 점이 그래비티벤처스에게 큰 기회라고 생각했다. 
천안을 중심으로 로컬 투 글로벌 전략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충남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그래비티벤처스가 co-GP 형태로 운영 중인 51억3000만원 규모 모태 지역펀드를 통해 유망한 천안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또한 현재 천안시와 함께 천안 지역펀드 결성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래비티벤처스는 국내 스타트업의 중국 진출을 도운 많은 사례가 있다. 투자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까지 돕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그래비티벤처스는 이오플로우(294090)의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 당뇨기기업계 1위 기업인 시노케어에사 약 90억원 규모 외자 유치를 도운 경험이 있다. 투자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해외 출장을 함께 다니며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와 일본, 독일 등 다양한 국가로의 진출을 돕고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이 필수조건이다. 국내 시장에 한정된 기술은 성장성에 많은 제약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비티벤처스는 투자자로서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파트너가 되어 함께 세계로 뛰어보자는 전략을 세우고, 최근 2년간 180곳 이상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도왔다.
 
-플랫폼, 솔루션, 딥테크 등 그래비티벤처스가 투자를 집행한 다양한 스타트업이 있다.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래비티벤처스 투자 원칙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기술과 사업모델 역시 빠르게 변화한다. 그러나 사람은 변치 않는다. 창업자의 의지와 역량, 끈기, 윤리성 등 본성이 기업에 녹아들기 마련이다. 진화하고 학습하는 창업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경험이 축적되며 더욱 큰 그릇으로 성장하는 사례를 다수 목격했다.
 
-현재까지 투자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을 소개해달라. 
△그래비티벤처스와 모회사인 비전크리에이터의 현재까지 누적 조합 결성 금액은 약 1100억원 수준이다. 그래비티벤처스는 2024년에만 초기 스타트업에 약 41억원을 투자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시가총액 약 1500억원 규모의 웨어러블 인슐림펌프 제조 기업 이오플로우가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다. 또 자원순환 혁신을 위한 로봇 분야 스타트업인 에이트테크도 사례로 들 수 있다. 당사의 투자 당시 기업가치가 10억원 남짓이던 에이트테크는 현재 500억~600억원의 기업가치를 보유한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2025년 코스닥 시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제주에 위치한 우주광통신 전문 스타트업 스페이스빔은 가장 최근의 투자 사례다. 그래비티벤터스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운용 중인 '제주-비전 벤처투자조합 제1호'를 통해 스페이스빔에 2억7000만원을 투자했다. 우주광통신은 빛을 활용한 우주와 지구 간 데이터 전송 기술인데, 기존 전파보다 100배 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그래비티벤처스의 중장기 성장 전략은 무엇인가. 
△그래비티벤처스는 내년 중 VC 라이센스를 취득해 '듀얼 라이선스' 전략을 수립하려 한다. 스타트업의 초기와 중기, 후기까지 모든 스테이지에 투자하는 'All stage' 전략을 수행해 왔는데, 보다 규모있는 투자를 할 수 있는 투자사로 거듭나고자 한다. 
그동안 스마트 헬스케어, 모빌리티, 로봇 등 분야에 집중 투자해왔다. 내년부터는 천안시가 강점을 보유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말레이시아 페낭의 반도체 산업단지로 진출을 돕는 전략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김샛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이미 수차례 출장을 다녀왔고, 현지 정부, 기업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내년 중 그래비티 말레이시아 현지 법인 설립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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