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노을, 실적 악화에 자본잠식 '그늘'…재무안정 불투명
영업손실 악화에…IPO 당시 목표 실적과 큰 괴리
결손금 누적에 빈번한 자본잠식 위기
마이랩 판매 지역 확대 등으로 수익성 반전 노려
2024-11-19 06:00:00 2024-11-1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10:2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인공지능(AI) 기반 혈액 검사 진단 플랫폼 개발 기업인 노을(376930)이 기업공개(IPO) 당시 설정한 목표 실적에서 멀어지고 있다. 혈액 진단과 자궁경부암 품목의 출시가 예상 시점보다 늦어진 탓이다. 특히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빈번히 자본잠식 그늘이 드리운 바 있어, 실적 개선을 통한 재무안정성 확보가 절실하다.
 
(사진=노을 홈페이지 갈무리)
 
영업손실 폭 악화에…목표 실적 괴리율도 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노을의 영업손실은 161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118억원)보다 손실 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비용 방어에 실패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같은 기간 노을의 매출액은 20억원에서 1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앞서 지난 2022년에는 5억4188만원 수준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27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올해는 주력 제품인 마이랩(miLab) 등의 판매가 주춤하면서 역성장했다.
 
외형 감소에 영업비용 방어에도 실패하면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3분기 기준 노을의 매출원가율은 98.13%(1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에는 96.42%(20억원)이었는데, 줄어든 매출에도 비용은 줄지 않았다. 특히 판매비와 관리비(161억원)도 이미 매출 규모를 넘어선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장 당시 설정한 목표 실적과 멀어졌다. 노을은 지난 2022년 3월 주력 제품인 마이랩을 앞세워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등장했다. 상장 직전해에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노을은 혈액진단 제품과 자궁경부암 제품 등을 새롭게 출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가 예상 시점보다 늦어졌다. 이에 2023년 영업이익 2억8300만원을 시작으로 올해(126억원)와 내년(394억원)까지 목표했던 흑자 전환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 괴리율은 약 5803%에 달한다.
 
 
잦은 자본잠식 위기…수익성 개선 '절실'
 
업계 특성상 제품의 품목 허가 시점 등을 고려하면 추정치를 맞추긴 어려울 수 있다. 다만, 노을은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빈번히 자본잠식 위기에 놓인 바 있다. 재무안정성을 찾기 위해서라도 수익성 개선을 이뤄야 하는 실정이다.
 
노을은 지난 2021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였다. 자본총계(19억원)가 자본금(44억원)보다 적어지면서 자본잠식률은 약 58.18%에 달했다. 이후 2022년에는 상장 공모 자금 150억원이 유입되면서 자본금(57억원)과 자본총계(114억원) 격차를 벌렸다.
 
그러나 지난해 노을은 다시 자본잠식 위험에 노출됐고, 같은 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상반기말 노을의 자본총계가 42억원까지 줄면서 자본금(57억원)을 하회했다. 이후 지난해 9월 486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행하면서 위험에서 벗어났고, 올해 상반기말까지는 자본총계(273억원)가 자본금(185억원)보다 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회사에서는 운영자금과 채무 상환을 목적으로 실행한 유상증자라고 했으나, 업계에서는 자본 확충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행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익성 개선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찾는 게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올해 3분기 노을의 누적 당기순손실은 159억원에 달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을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3분기 120억원 수준이던 것과 비교해 더 악화됐으며, 지난해 1년간 발생한 당기순손실(163억원) 규모와 맞먹는 수치다. 당기순손실이 결손금에 쌓인다면 자본총계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
 
노을은 마이랩의 판매지역을 확대해나가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룬다는 포부다. 마이랩 플랫폼은 마이랩 진단기기, 카트리지, Viewer 소프트웨어로 이뤄진다. 상장 당시에는 말라리아 진단 플랫폼인 마이랩 MAL을 출시했고, 이어 지난해말에는 마이랩 BCM(말초혈액도말검사 혈액 분석 솔루션)과 마이랩 CER(자궁경부암 선별검사 솔루션) 등 카트리지를 내놓았다.
 
다행히 올해 10월에는 PT Kirana Jaya Lestari를 대상으로 마이랩 플랫폼과 진단 카트리지 2종(BCM, MAL)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오는 2027년 10월31일까지 계약 상대방이 인도네시아 지역에 대한 공급과 독점 판매권이 부여된다. 계약 금액은 약 22억원이며 내년부터 3년간 분할 지급된다. 이에 이 기조를 이어 다양한 국가로 판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노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시장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다 보니 기술에 대한 효용성이나 신뢰성을 증명하는 기간이 오래 걸렸다"라며 "미주·유럽 등 구매력이 높은 국가들을 위주로 판매를 확장해가며 판촉 비용 등을 절감하고,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 단가도 낮추기 위해 노력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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