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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쪼그라들던 저축은행업권이 회복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줄어들던 총자산이 증가한 데다 여신을 취급할 수 있는 체력이 돼 주는 수신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 미리 상각과 매각 규모를 늘리고 대손충당금을 쌓아둔 덕분에 적자 폭도 줄였다. 특히 5대 저축을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되는 추세로, 업권은 기준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업권 전반 실적 상승세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의 3분기 총자산은 122조원이다. 직전 분기 120조1000억원 대비 1조9000억원 늘었다. 올해 들어 첫 반등세다. 업권 자산은 지난 3월 말에서 6월 말까지 3개월간 2조6000억원 줄었으나 3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기업 대출이 감소한 데 반해 가계대출은 증가했는데, 직전분기 대비 6000억원이 증가하면서 39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전체 여신은 매각과 상각 등 여신 취급 기조가 보수적인 탓에 규모를 줄였다. 총여신 규모는 9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원 감소했다.
다만 여신이 증가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수신은 증가세다. 업권 수신총액은 102조6000억원으로 지난 2분기 대비 1조7000억원 증가했다. 4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에 대비해 예금을 사전에 확보한 덕분이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여전히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규모는 줄었다. 3분기 저축업권 당기순손실은 3636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258억원 개선됐다. 특히 이자 비용이 줄고 있어 순손실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3분기 누적 이자 비용은 3조13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60억원 감소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지난 2분기 선제적으로 쌓아 3분기에는 전입 규모가 줄었다. 업권이 3분기 내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6000억원으로 2분기 1조1000억원과는 5000억원 차다. 같은 기간 매·상각액도 줄어 2조1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건전성도 개선세다.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16%로 전분기 11.53% 대비 0.37%p 하락했다. 가계대출에서 발생한 연체율도 회복되는 흐름이다. 3분기 가계대출 연체율은 4.54%로 지난 5월 말에 비해 0.26%p, 1분기에 비해서는 0.71%p 올랐다.
5대 저축은행 중심 성장 기조
저축업권 전반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으나 5대 저축은행의 실적은 호조세다. SBI·한국투자·OK·웰컴·애큐온 등 5대 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의 합은 1551억원이다. 특히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경우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억원 감소한 규모지만 올 1분기 64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감안하면 실적은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보다 되레 당기순익이 증가했다.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억원 늘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외에도 애큐온저축은행이 같은 기간 실적이 개선됐다. 5대 저축은행 중 증가폭이 가장 크다. 올 3분기 애큐온저축의 당기순익은 301억원으로 375억원 적자에서 676억원을 더 벌어들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여전히 해결 과제다. 5대 저축은행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38%다. 지난 2분기 9.63%에서 0.24%p 줄었으나 여전히 1년 전에 비해서는 악화된 수치다.
특히 오케이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대형 저축은행임에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평균을 웃돈다. 각 사의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오케이저축은행이 11.17%, 웰컴저축은행이 13.59%를 기록했다.
이중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평균치를 한참 웃도는 수준으로, 업권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인 11.16%와는 2.43%p 차이다. 5대 저축은행에서는 유일하게 전분기 대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올랐다.
다만 웰컴저축은행이 건전성 악화를 잡지 못한 것은 순고정이하분류여신 때문이다. 부실여신은 전분기 1519억원에서 1449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순고정이하분류여신은 3개월만에 527억원 증가했다. 순고정 여신이 늘어나면서 고정이하여신은 6338억원으로 커졌고 총여신 증가에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랐다.
다만 저축은행 업권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수익 구조가 타 금융업권 대비 단순한 탓에 경기 불황 영향도 직격으로 맞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인하되면 부동산 등 전반적인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으로 1금융권과 제공금리 차가 좁아지면서 불황이 길어진 영향도 있어 여수신을 통한 업권 회복도 예상된다.
저축은행 업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으나 손실흡수능력 확충, 부실채권 정리 등 건전성을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영업실적 향상을 통해 신뢰를 쌓겠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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