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차철우 기자·김유정·김태은 인턴기자] 지난 3일 밤 오후 10시29분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은 6시간 만에 종료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독 과반 의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의 역할이 컸습니다. 더불어 계엄 선포와 동시에 여야 의원들이 일사분란하게 국회로 모여들었던 점 역시 빠른 상황 종료에 일조했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 각각 자당 의원들에게 국회로 모일 것을 요청했습니다. 헌법 제77조 5항에 따르면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할 때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요. 민주당 의석수만 해도 의결 정족수(150석)를 상회하는 170석에 달하기 때문에 의원들만 제때 모이면 계엄을 중지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계엄 선포 직후 경찰이 국회 외곽문을 통제하면서 의원들의 국회 진입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의원들과 보좌진은 월담을 불사하며 본회의장으로 속속 모여들었습니다. 국민의힘의 경우 국회 진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당사로 변경했는데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18명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등장해 표결에 참여했습니다.
국회 본회의장에 우원식 의장이 착석한 이후부터 본회의 개의가 선포되기 전까지는 표결을 막기 위한 계엄군의 국회의사당 진입 시도로 소란이 벌어졌습니다. 헬기를 타고 국회 앞 잔디밭에 상륙한 계엄군은 국민의힘 당대표실 창문을 통해 국회의사당 내부로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본회의장 외부에서 국회 사무처 직원들과 각 정당 당직자들이 계엄군들과 대치하는 사이 우 의장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해 표결에 나섰고 4일 오전 1시2분 재석의원 190인 중 190명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 안건은 가결됐습니다. 표결에 참석한 의원들은 상당수가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조국혁신당 12명 전원과 진보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등 원내 소수 정당들도 동참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곽규택·김상욱·김성원·김용태·김재섭·김형동·박수민·박정하·박정훈·서범수·신성범·우재준·장동혁·정성국·정연욱·주진우·조경태·한지아 의원 등 친한(친한동훈)계 18명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4일 오전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참여한 의원 명단이다 (사진=뉴시스)
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후에도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언을 기다리며 산회 대신 자리를 지켰습니다. 오전 4시27분 윤 대통령은 계엄 해제를 선언하고 30분 국무회의서 계엄해제안이 의결됐습니다.
김진양·차철우 기자, 김유정·김태은 인턴기자 xxt19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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