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인턴기자] 전력기기 산업이 올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선 가운데, AI데이터센터 확대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에 힘입어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실적 호조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업계는 해외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신기술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입니다.
효성중공업 미국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사진=효성중공업.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전력기기 3사(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을 뛰어넘을 전망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502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152억)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각각 2302억원, 2698억원으로 나타나 지난해 영업이익(효성 2578억원, LS일렉트릭 3248억원)을 초과할 전망입니다.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가 확대되고 배터리·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지면서 전력망 수요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여기에 북미를 중심으로 한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가 도래한 점도 전력기기 업계가 슈퍼사이클을 맞은 배경으로 꼽힙니다.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증가에 맞춰 전력기기 업체들은 현지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7월 미국 앨라배마 공장 증축을 완료했습니다. 효성중공업도 2026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 6월부터 미국 테네시주 멤페스 공장 증설에 들어갔습니다.
시장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초고압직류송전(HVDC)’의 개발 및 수주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HVDC는 전류의 송배전 방식을 교류(AC)에서 직류(DC)로 변환하는 기술입니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6월 LS일렉트릭은 국내 최초로 HVDC 초고압 변압기 양산을 시작해 지난달 5000억원 규모의 HVDC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을 수주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200MW급 전압형 HVDC 기술 독자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6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HVDC 차단기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력망 교체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수주가 계속될 것”이라며 “생산능력과 HVDC 기술 개발을 꾸준히 확대하고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신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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