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심우정 검찰총장은 2025년 새해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법치주의를 지키는 검찰의 역할이, 우리 한 명 한 명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며 "검찰의 역할은 헌법과 법률이 국민 모두를 든든히 지키고 있으며 법질서가 국민을 보호하고 있다는 믿음을 드리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심 총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으나 한편으로 헌법 질서와 민주주의, 법치주의와 같이 오랜 기간 유지돼 온 국가의 근간이 되는 가치들이 흔들리고 있다"며 "줄어든 인력과 미로처럼 복잡해진 형사사법 절차와 같은 안팎의 어려움만 탓하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과 임무가 너무나 무겁다"고 했습니다.
이어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나 여건이 결코 쉽지 않다"면서도 "국민들께 '법이 지켜지고, 국민 모두가 법의 보호 아래 편안하고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을 드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초심을 다시 한번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며 "지금같이 국민들이 힘들고 지칠 때 검찰에 바라는 것은 없는지, 억울한 부분은 없었는지 귀 기울여 들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여러분이 초심을 잃지 않고 다른 걱정 없이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이를 통해 오늘 하루의 일에서 보람과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인력과 조직 개편 등 시간이 걸리는 정책도 조속히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지난해 12월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다음은 신년사 전문
I
먼저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검찰가족 여러분
2025년, 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소망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 어느 하나 쉽지 않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여러분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주셨습니다.
여러분께서 굳건하게 본분을 다해주신 덕분에 힘들고, 어려운 매 순간을 헤쳐 나갈 수 있었습니다.
힘들수록 옆에 있는 동료가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료로서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II
검찰가족 여러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지금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극심한 어려움과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으로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가고 있으나, 한편으로 헌법질서, 민주주의, 법치주의와 같이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국가의 근간이 되는 가치들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법치주의를 지키는 검찰의 역할이, 우리 한 명 한 명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줄어든 인력, 미로처럼 복잡해진 형사사법절차와 같은 안팎의 어려움만 탓하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과 임무가 너무나 무겁습니다.
국민들께 ‘법이 지켜지고, 국민 모두가 법의 보호 아래 편안하고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을 드려야 합니다.
오늘 이 순간 여러분들이 맡아서 처리하는 사건 하나 하나가 그 시작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사건은 법과 원칙에 의해 오로지 증거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약, 보이스피싱, 성폭력, 스토킹 등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는 민생범죄로부터 국민을 내 가족처럼 든든하게 지켜야 합니다.
여러분이 처리하는 한건 한건이 당사자에게는 인생이 걸린 문제일 수 있고, 여러분들에게는 국민의 아픔을 듣고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습니다.
지금같이 국민들이 힘들고 지칠 때, 검찰에 바라는 것은 없는지, 억울한 부분은 없었는지 한 번이라도 더 귀 기울여 들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III
매일 쏟아지는 사건들로 쉼 없이 한 해를 달려오신 여러분들에게 새해 첫날부터 더 열심히 하자는 말씀을 드릴 수 밖에 없어 저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렇지만 뜻깊은 새해 첫날이니 만큼 여러분들이 검찰의 일원으로 첫발을 디뎠던 순간을 한번 다시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검사로서, 검찰수사관으로서, 실무관으로서, 또 검찰의 모든 자리에서, 여러분들이 검찰에 오신 각자의 이유가 있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나와 내 가족, 이웃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뜻은 모두 같았을 것입니다.
비록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나 여건이 결코 쉽지 않지만 여러분의 초심을 다시 한 번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초심을 잃지 않고 다른 걱정 없이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이를 통해 오늘 하루의 일에서 보람과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그동안 전결규정 등 필요한 지침 개정, 스마트워크 기반 마련, 범죄피해자 지원제도 개선 등 검찰구성원과 국민의 목소리가 바로 반영되도록 정책을 추진하여 왔습니다.
인력과 조직 개편 등 시간이 걸리는 정책도 조속히 검토해 추진하겠습니다.
IV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 지금 우리 앞에 놓여진 과제는 여전히 무겁고 엄중하며 검찰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과제는 어디서부터 풀어야할지 걱정도 많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일랜드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우리는 모두 도랑에 빠져 있지만, 누군가는 그 안에서 별을 바라본다(We are all in the gutter, but some of us are looking at the stars)'고 하였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더라도 고개를 들어 희망을 바라보고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 검찰의 역할은 헌법과 법률이 국민 모두를 든든히 지키고 있으며 법질서가 국민을 보호하고 있다는 믿음을 드리는 일입니다.
국민 모두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밝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또 우리 법질서에 대한 믿음의 토대를 쌓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합시다.
취임 당시 여러분께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분이 있기에, 여러분을 믿고, 여러분과 함께 2025년 새해를 맞이하려 합니다.
여러분들이 하는 모든 업무의 최종 책임은 총장이 집니다.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국민을 보호하는 우리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소신껏 업무를 수행하시기 바랍니다.
검찰 가족 여러분 모두의 노고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리며, 여러분 모두 새해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1월2일
검찰총장 심 우 정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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