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인방송 주식 양도"…권혁철 전 회장 1심 승소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상파 라디오 방송사 경인방송의 전·현직 회장 간 지분 분쟁 소송과 관련, 조동성 경인방송 회장이 권혁철 전 경인방송 회장에게 주식을 양도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912단독 반정우 부장판사는 지난 8일 권 전 회장이 조동성 경인방송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피고가 원고에게 경인방송 보통주 9623주에 대해 주식 양도 의사를 표하고, 경인방송에 이 주식을 원고에 양도한다고 통지하는 것은 물론 소송비용 전액도 피고에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조 회장 측은 경인방송 주식 매매대금 90억원 가운데 20억원을 권 전 회장이 지급한다는 것이 주식 무상 양도의 전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전 회장이 20억원을 매도인 측에 지급하지 않았기에 증여 약정이 취소됐다는 것입니다. 

 

다만 재판부는 주주 간 추가합의서에 매수대금 합계액을 70억원으로 규정했고, 매도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와 권 전 회장 간 매매 대상 주식 중 일부가 권 전 회장의 공로에 대한 보상이라는 대화가 오갔으며, 매매 대상 주식 매매대금은 조 회장과 민천기가 전액을 내고 권 전 회장은 자금 출연 없이 주식 8만6054주를 무상으로 인수하게 된다는 조 회장과 권 전 회장 간 이메일을 근거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인용한다고 밝혔습니다. 

 

2021년 경인방송 인수 당시 조동성, 권혁철, 민천기 3인은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이사회를 중심으로 상호 협의를 거쳐 경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인수할 주식 비중을 조동성 36.25%, 민천기 20.14%, 권혁철 16.11%로 정하고, 이에 대한 거래대금은 주요 주주 각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경인방송을 인수할 당시 권혁철 지분을 조동성, 민천기의 지분에 분산했습니다. 지분비율은 조동성 38.05%, 민천기 총 32.99%, 권혁철 1.46%입니다. 거래가 진행된 1년 이후부터 3년 이내에 조동성과 민천기 지분에 분산된 권혁철 주식은 양도받을 수 있다는 것이 조건이었습니다. 

 

권혁철의 주식을 신탁 방식으로 조동성과 민천기가 각각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지분분쟁은 권혁철의 주식 이전 요청에 조동성 측이 거부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주주간 계약서상 공동경영이 약속됐지만 2023년 9월 권혁철은 회장직에서 해임됐고, 권혁철 전 회장은 그해 12월27일 소장을 접수했습니다. 

 

경인방송 지분 분쟁은 지난해 10월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종합감사에서도 다뤄진 바 있습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이면계약서인 주주 간 추가합의서가 경인방송 인수 전 체결됐는데, 권혁철 증인은 조동성 등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해서 16.11%가 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이면계약을 해 (방송통신위원회) 최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을 때 이것이 아닌 40% 제한에 걸리지 않는 지분율로 승인을 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송법 제8조에 따르면 지상파, 종합편성,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대해 최대주주와 특수한 관계인 지분의 합은 40%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경인방송 주주들이 방송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 주주 간 추가합의서를 만들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원고 승소로 끝난 판결에 대해 조 회장 측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조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주식양도 소송과 관련한 주주간계약서와 주주 간 추가합의서는 기망에 의한 의심이 짙은데, 미처 살펴보지 못한 쟁점이 많다"며 "항소심에서는 반드시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