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조선·철강업계, 미국 투자 확대로 돌파
필리조선소 인수 한화, 현지 건조 노려
현대제철, 10조 들여 제철소 건설 검토
2025-01-21 07:00:00 2025-01-21 07:00:0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출범한 가운데, 국내 조선과 철강업계는 현지 투자 확대를 통해 '트럼프 스톰' 돌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거나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수주를 늘려 한미 조선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의 철강 수출제한(쿼터)과 관세폭탄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에 제철소를 짓는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전야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달 미국 필리 조선소(Philly Shipyard) 인수를 마쳤습니다.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는 그룹 내 조선 계열사 한화오션과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이 약 1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100%를 사들였습니다.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미 해군 함정 건조와 MRO 사업의 중요 거점으로 사용할 전망입니다. 현재 미국은 높은 인건비와 설비 노후화 등에 따른 조선업 쇠퇴로 함정 생산 설비가 부족한데 필리조선소를 문제 해결 장소로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화가 지난해 6월 첫 필리조선소 인수 소식을 알린 뒤, 한화오션이 국내 조선소 중 최초로 미 해군 MRO 사업을 두 건 연속 따내며 미 해군과 신뢰 쌓기에 돌입했습니다.
 
앞서 한화오션은 작년 8월 4만톤(t) 규모의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Wally Schirra)함'의 MRO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11월에는 3만1000t급 규모의 미국 해군 급유함인 '유콘(USNS YUKON)'함의 MRO 사업 수주 소식을 전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수주한 지원함 MRO 사업을 시작으로 전투함 MRO까지 사업 수준을 점차 높일 전망됩니다. 이후 최종적인 목표인 미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을 노릴 것으로 관측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작년 11월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 선박 수출뿐 아니라 MRO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화오션 외 국내 해양 방산업체인 HD현대중공업 역시 다음달 첫 미 해군 MRO 사업 입찰 참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기존 일감에 따른 생산관리로 MRO 사업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올해 2~3척 이상의 MRO 사업을 수주할 목표입니다. 
 
국내 철강업계도 수입 쿼터제와 고율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본토에 생산 시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한국의 철강 물량 수입을 연간 263만t으로 한정해 뒀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품에 대한 10~20% 세율의 보편관세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입니다.
 
특히 현대제철은 약 10조원을 들여 미국 남부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미국 내 현대와 기아차 공장에 공급할 자동차용 강판을 현지에서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 제철소를 착공해 2029년 가동을 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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