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정국 혼란 탓일까. 경제부처를 이곳저곳 오갈 때마다 적막한 듯 어둡고 서늘한 기분이 들곤 한다. 사람이 없어서도 아니다. '음음적막'과 같은 분위기에 오고가는 이들의 웃음기는 사라졌다.
기진한 듯 몰골이 초췌해 보인다. "왜 이리 기운이 없어 보여~ 어제 또 술먹었냐~" 평소 알고지내는 동생에게 지나가는 말로 건넨 '말마중'이었지만 고개만 간들간들 미소만 보일 뿐이다.
유독 아는 동생뿐만 아니다. 요즘 세종 관가 분위기를 보면 간병에 시달린 낯짝처럼 보인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공상과학소설에서만 등장할 것 같던 2025년, 그것도 새해가 밝았지만 싱싱하고 힘차거나 생기가 도는 따위는 달나라로 간 건지. 하기야 겨울이면 유독 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고담시 분위기를 빼 닮은 곳이 어둡고 컴컴한 빛깔의 세종시다.
이날도 역진한 좀비처럼 걷던 후배에게 비슷한 유형의 말마중을 건넸더니 '그럭저럭' 심드렁히 되물을 뿐이다. 사실 오고가는 이들에게 새해 안부를 묻지만 활기찬 답변은 듣지 못하는 요즘이다.
2025년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시민들이 올해 첫 해돋이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중 상당수는 밤잠을 설쳤다며 한숨을 내쉬는 이들도 제법 있다. 대다수 '자고 일어나면 체포시도라도 한 줄 알았는데…' '체포한 것 보고 자고 싶었는데…' '매일 체포되는 날만 기다리다가 지쳐…' 등 용언은 달라도 어근의 의미는 같았다.
체포됐는지 보려다 밤새 SNS나 유튜브 홀릭에 빠졌다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체포된 이후에는 체포적부심으로 뜬눈, 또 영장은 언제 떨어지나, 구속 후 첫 조사·불응의 과정 등 국민적 분노와 피로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