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AI 은행원
안정성 리스크 해소·제도 정비 절실
2025-01-21 14:12:18 2025-01-21 14:42:54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5대 은행이 '디지털 혁신'을 내걸고 인공지능(AI) 은행원을 업무에 적극적으로 투입시키고 있는 만지만, 개선점해야 할 부분도 꾸준히 지적됩니다. 안정성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하고 관련 제도도 정비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대화형 AI 솔루션을 시작으로 우리은행 ‘AI벙커 서비스’, KB국민은행 ‘꿀비서’, 하나은행 ‘하나원큐’, NH농협은행 ‘정이든’ 계장과 ‘이로운’ 과장 등 AI 은행원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금융권 최초로 AI 은행원이 근무하는 무인영업점 ‘AI 브랜치’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AI 은행원이 입출금 계좌 개설, 신용대출 신청, 대출 관련 서류 발급, 체크카드 발급 등 업무를 수행합니다. 
 
우리은행도 ‘우리WON뱅킹’ 앱에서 고객 상황에 맞춰 맞춤형으로 우대이율을 계산한 뒤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을 추천해주는 ‘AI 뱅커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AI 은행원이 아닌 생성형 AI와 챗봇을 함께 활용해 실시간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AI 에이전트’를 중심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NH농협은행의 가상 은행원인 ‘정이든’ 계장과 ‘이로운’ 과장은  영업점 창구에서 금융상품 설명을 보조하고, 카드 비대면 발급 등을 처리하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AI 은행원이 가능한 업무는 기본적인 상담 서비스나 비대면 카드 발급 등에 머물러 있어 은행원이 하는 업무를 완전 대체할 수는 없는 현실입니다. 
 
실제로 신한은행 AI 브랜치의 경우 개점 초기 AI은행원이 고객의 음성을 잘못 인식하거나 업무처리 중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직원이 고객 업무처리를 보조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은행도 올해 3분기 도입을 목표로 생성형 AI를 자체 개발하고 있긴 하지만 처리 가능한 업무는 청약 상담이나 투자상품 설명서 요약, 3D이미지 제작 등에 그쳤습니다. 대출 상담과 승인 등 직접적인 업무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생성형 AI에 오류가 발생해 거짓정보로 대답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AI 은행원이 금융사 내부 데이터만 사용해 대답할 경우 거짓 정보 위험이 없으나, 외부 정보를 활용할 경우 정보에 오류가 섞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고객이 AI 은행원의 거짓 정보를 분별하지 못하고 이를 참고해 상품에 가입하거나 자산 운용에 반영한다면 예상치 못한 큰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은행들은 고객에게 답변 시 ‘AI가 생성한 답변에서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란 안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무분별한 AI 사용이 더 늘어나기 전에 금융당국이 AI 사용에 관한 규제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은행 관계자는 “AI를 무작정 도입하기 전 금융기관에서 AI 이용실태나 영향을 파악하고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토대로 규제를 정지해둬야 미리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리라며 “금융당국이 나서 AI 관련 리스크를 점검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습니다. 
 
은행들이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나 완전 적용하기엔  성능과 안전 방면에서 부족한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중구 서소문 신한은행 AI브랜치에서 직원이 AI 창구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