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M 협업’으로 트럼프 파고 넘는다
현대차-GM, 전기 상용차 '리뱃징' 계획
작년 9월 차량 공동 개발 등 MOU 체결
동맹 발전시 토요타 제치고 글로벌 1위
2025-01-30 12:44:20 2025-01-30 12:51:1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지난해 고부가가치 차량 호실적으로 적게 팔고 많이 남기는 전략을 보여준 현대차가 한때 경쟁사였던 제너럴모터스(GM)와의 동맹 체계 강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따른 리스크를 뛰어넘기 위해 GM과 공동 개발 및 생산 등 폭넓은 협업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9월, 메리 바라(Mary Barra) GM 회장 겸 CEO(왼쪽)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포괄적 협력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30일 현대차는 GM과 협업해 북미 픽업트럭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전기 상용차를 '리뱃징(하나의 차종을 여러 브랜드로 출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올 1분기 최종 계약 완료가 목표입니다. 
 
현대차는 올해 GM과 협업해 출시하기로 한 전기 상용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확대로 전년보다 3% 넘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매출액이 전년 대비 7.7% 늘어난 175조2312억원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입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9월 GM과 포괄적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협력체제 강화의 포문을 연 바 있습니다. 양사의 협력 범위는 생산과 판매, 미래기술개발 등 양사가 처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및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히 제공하려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경쟁사와 '콜라보'의 범위를 넓혀가는 것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빠른 변화와 관련이 깊습니다. 트럼프 출범 리스크와 고환율 등의 제반 여건상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판단, 이전까지 경쟁 관계였던 다양한 브랜드와 긴밀한 동맹 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완성차 생산과 판매에 전 분야에서 서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현대차가 아시아에서 가지고 있는 강점과 GM이 가지고 있는 북중미와 남미 시장에서 상호 보완성을 높이는 형태로 생산과 판매 등 모든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차와 GM의 협력이 유기적 동맹 관계로 발전한다면, 현대차가 글로벌 완성차 1위로 단숨에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판매량에서 현대차는 세계 3위, GM은 세계 5위입니다. 양사의 판매량을 합산하면 1349만대에 달하는데요. 이는 글로벌 1위인 일본 토요타의 지난해 판매량 1123만대를 뛰어넘게 됩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작년에 GM과 전략적 동반 관계를 맺었던 부분들은 공장을 공유할 수 있고, 차종에 대한 정보 등 모든 게 열려있다”고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GM의 협력은 GM에서 요구해서 만든 MOU로 볼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은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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