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LG전자(066570)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지난해 수요 부진이 지속된 상황 속에서도 외형 성장을 일궈낸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장벽 현실화와 물류비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지면서 LG전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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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 빌딩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7조7282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기록입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4% 감소한 3조419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LG전자는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생활가전과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의 한 축인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의 9년 연속 성장세가 최다 매출액 달성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글로벌 가전 수요회복 지연과 하반기 물류비 상승 등 외부 변수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습니다.
LG전자 연도별 매출액·영업이익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날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김창태 LG전자 CFO(부사장)은 “급격한 물류비용 증가와 환율 변동성 확대 등 외부 변수 영향으로 하반기 수익성 측면에서 일부 아쉬움은 있었지만, 전반적인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에도 불구하고 주력 사업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판매 촉진 활동을 통해 매출 성장을 지속했다”고 했습니다.
LG전자는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한 질적성장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인데요. 품질, 원가 등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건전한 수익구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그럼에도 상황은 다소 녹록지 않은데요. 지난해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물류비 상승 기조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LG전자는 매출 등 해외 비중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해상운임 변동에 민감한데요. 해상 물류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상승세입니다. 여기에 무역협회의 ‘2025년 글로벌 해상운임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도 해상운임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른 불확실성도 큰 변수인데요. 특히 관세 부과가 예상되는 나라들이 LG전자의 주요 생산기지인 점을 고려하면, 미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추후 수입 물량을 제한하는 ‘세이프 가드’ 조치까지 더해질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이와 관련 김 CFO는 “제품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벨류체인의 최적화를 추진하고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 대응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며 여러 생산지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스윙 생산체제 확대’, ‘코스트 경쟁력 기반 최적 생산지 운영’, 선행 생산으로 물량 분산 등의 계획을 밝혔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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