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지급 불확실에 '딥시크' 쇼크까지…반도체 업계 '암운'
보조금 지급 중단 움직임에 우려 커져
중국발 '딥시크' 쇼크도 국내 업계 촉각
"정보 검증 안 돼…우위 결론은 섣불러"
2025-01-30 13:31:10 2025-01-30 13:31:10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새해 벽두부터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중국발 인공지능(AI) ‘딥시크충격까지 몰아치자 국내 반도체 업계도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 정부가 서명한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 대해 거절 의사를 피력하고, 중국산 저가형 AI칩이 출시되면서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납품하던 국내 업체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이란 우려 때문입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 (사진=뉴시스)
 
트럼프 행정부의 산업·무역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29(현지시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기로 미국 정부와 확정한 계약을 이행하겠냐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 내가 읽지 않은 무엇을 이행할 수 없다서명한 계약이 거래인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체결한 보조금 지급 계약을 재검토해 지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법 보조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과 맞물려 불확실성만 커지는 모습입니다.
 
더욱이 앞선 28(현지시간) 배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대행은 각 정부 기관에 보낸 메모에서 반도체 인센티브 프로그램’ 등 연방 차원의 보조금 지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는 워싱턴DC 연방법원의 보류명령으로 제동이 걸렸지만,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큰 만큼 보조금 지급 중단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해 12월 각각 474500만달러(69000억원)45800만달러(6600억원)의 보조금 지급을 확정 지은 바 있는데요. 미국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추진 중인 이들 기업에 보조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 계획에도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AI 딥시크 (사진=뉴시스)
 
딥시크쇼크…반도체 업계 촉각
 
이런 가운데 전세계를 강타한 딥시크쇼크에 반도체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딥시크가 저가형 칩’으고성능 AI’ 모델을 출시해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으로 여겨졌던 엔비디아의 고비용·고성능 AI 칩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717% 폭락하는 등 계속 출렁이는 모습인데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납품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HBM3E(5세대) 납품을 위해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에도 일부 영향이 불가피합니다.
 
또한 딥시크 쇼크로 미국의 대중국 규제 강화 움직임도 불안 요소인데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대중국 수출에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엔비디아가 추가 수출 규제로 타격을 입게 되면 국내 반도체 업체 역시 매출 감소 등의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딥시크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를 두고 단순히 비용 효율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AI 타임라인이 가속화되고 중소 후발주자들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추가 수요를 더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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