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김건희씨 '수사무마 의혹'을 누가 맡을지를 놓고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이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현재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 주체는 국수본입니다. 김건희특검은 지난해 말 수사를 종료한 뒤 남은 사건을 국수본으로 넘겼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수본은 이번 기회에 '검찰을 제대로 잡아보겠다'며 벼르고 있습니다. 반면 공수처는 생각이 다릅니다. '고위 검사에 관한 사건은 공수처가 수사하는 게 원칙'이라는 겁니다. 더구나 공수처가 이첩권을 행사할 경우 경찰로선 거부할 명분이 적습니다. 검찰청 폐지를 목전에 두고 국수본과 공수처는 조직의 위상을 높이려는 셈법에 분주한 모양새입니다.
윤석열씨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해 8월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3특검(김건희·내란·채해병특검)이 수사를 종료한 뒤 국수본으로 이첩한 각 사건들은 '3대 특검 인계사건 특별수사본부'를 통해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수사본부 아래에는 3개 수사팀이 편성됐습니다. 총괄팀과 수사1팀이 각각 14명, 2팀이 41명, 3팀이 40명으로 총 109명 규모입니다.
특히 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건 3팀입니다. 3팀은 김건희특검에서 넘겨받은 144건의 미해결 사건을 다룹니다. 40명 중 3명은 김건희특검에 파견됐던 수사관들입니다. 경찰은 수사가 적체되거나 인력이 부족할 경우 추가로 인력을 보강할 가능성까지 열어놨습니다. 그만큼 수사에 적극적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김건희특검에서 미처 다 규명하지 못하고 넘긴 사건 중엔 '검찰 수사무마 의혹'도 있습니다. 해당 의혹은 윤석열정부 당시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 등에 연루된 김건희씨를 상대로 제대로 된 수사도 하지 않은 채 그를 무혐의로 처분했다는 내용입니다.
앞서 2024년 5월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은 명품백 수수사건 등 김씨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했습니다. 그러자 법무부는 서울중앙지검장과 중앙지검 1~4차장 검사를 전원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이 김씨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고 했다는 의혹이 커졌습니다. 더구나 그해 7월 중앙지검 수사팀은 김씨를 검찰 제3의 장소에서 휴대전화까지 반납한 채 비공개로 조사, 이른바 '황제조사'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심지어 황제 조사는 이원석 총장을 패싱하고 진행돼 더욱 파장을 키웠습니다.
결국 이 전 총장 물러나고 심우정 검찰총장이 취임하자 중앙지검은 김씨에 관한 사건을 모두 무혐의로 처분, 불기소했습니다. 검찰은 2024년 10월2일엔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서, 10월17일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씨를 무혐의 불기소로 처분했습니다. 당시 중앙지검장은 이창수 검사장, 반부패수사부장은 조상원 4차장검사였습니다.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사진=뉴시스)
수사무마 의혹에 관련된 자들은 모두 검찰 고위공직자로 분류됩니다. 기본적으로 공수처 수사 대상입니다. 공수처법 2조와 3조에 따르면 공수처는 대법원장 및 대법관, 검찰총장,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등의 범죄에 대해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공수처법 24조에 따르면, 공수처장이 사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 기관은 응해야 합니다. 다른 수사 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인지한 경우엔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수처 사정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검사 사건은 기본적으로 공수처에서 해야 한다. 공수처가 안 한다고 하면 그때 다른 수사 기관에서 하는 것"이라며 "국수본이 수사무마 의혹을 수사하겠다는 건 기본적으로 '공수처가 안 한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한다. 그게 수순에 맞다"고 했습니다.
다만 국수본이 수사무마 의혹을 자발적으로 공수처에 넘길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국수본 입장에선 특검법에 따라 특검으로부터 적법하게 미해결 사건을 이첩받았기 때문입니다. 경찰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국수본에서 수사를 주도하지 않겠느냐"며 "특검에서 미해결 된 걸로 해서 이첩된 사건은 다 서로 연결된 사건인데, 검사에 관련된 것이라고 해서 그것만 다른 기관으로 넘기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변호사도 "국수본 입장에서 수사무마 의혹은 검찰개혁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검찰을 직접 겨눌 수 있는 사건이다. 경찰로서도 놓치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했습니다.
물론 변수도 존재합니다. 정치권이 추진 중인 '2차 종합특검'입니다. 2차 특검이 출범하면 국수본에선 수사 중인 사건들은 다시 특검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7일 2차 종합특검법과 통일교특검법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다만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국민의힘·조국혁신당 모두 통일교 특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수사 대상 등을 두고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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