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차철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춘 3박4일 중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오는 13일에는 '셔틀 외교' 차원에서 일본을 찾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방중 기간, 중국은 일본에 희토류 등 통제라는 '최고 수위' 경제 보복에 나섰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건데요. 이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한·일 관계의 균열까지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난처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상하이 한 호텔에서 열린 순방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6년 만에 희토류 통제…동북아 경제·안보 '요동'
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상하이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방문을 끝으로 3박4일간의 방중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임시정부 청사를 찾은 건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건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에 한·중 양국이 '국권 회복'이라는 역사점 경험을 공유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관계 정상화'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의도도 담겼습니다.
때문에 이번 국빈 방문 역시 '관계 정상화'에 방점을 찍은 행보가 이어졌습니다. 중국 측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 창 중국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잇따라 이 대통령을 환대하며 관계 개선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양국 사이의 훈풍과는 별개로 동북아 경제·안보 지형은 '폭발' 위기에 놓였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이 대통령의 방중 기간, 중국 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문제 삼아 '희토류 전면 통제'라는 최고 수위 보복을 단행한 영향입니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의 군사 사용자·군사 용도·일본의 군사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모든 최종 사용자 용도로의 수출을 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의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통제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이후 약 16년 만입니다. 중국산 희토류가 일본을 거쳐 제3국으로 이전될 경우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까지 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희토류뿐만 아니라 반도체 소재, 드론, 통신장비 등 이중용도물자(민간용·군용 동시 활용 가능 물자)도 전반적으로 수출이 통제됩니다.
앞서 중국은 자국민에게 △일본 수산물 전면 수입 중지 △일본 여행 자제령 권고 △일본 영화 개봉 보류를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특정 품목이 아닌 물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일본 기업과 경제 전반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고수위 제재를 가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본 정부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일 외무성에 따르면 가나이 마사아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6일 이번 조치에 대해 중대사관에 "(수출 통제를) 받아들일 수 없고,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도 "유감"이라며 중국 측에 항의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국도 우회 압박…전문가 "간접적 영향 상당"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됩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수출 통제 발표는) 중국이 대만 문제에서 전혀 물러설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정치적 메시지"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 때문에 중국과 일본 모두 한국이 자기 편에 서기를 기대하는 구도가 형성됐다"며 "한국의 외교적 입지는 오히려 더 난처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최 교수는 "(희토류 논의가) 직접적으로 한·일 정상회담 의제로 올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앞으로 한·중·일 정상회담과 3국 협력이 지연되는 등 간접적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결국 한국 정부도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더 나아가 중국이 한·미·일 동맹을 겨냥한 '편 가르기'까지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중국은 일본의 대만 개입 가능성과 군사 대국화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분명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일본이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미·중 갈등까지 격화하면 한국의 '줄타기 외교'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한·일 정상회담 역시 이런 구조적 부담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곧 개최될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대만 문제나 중국을 직접 거론하기보다는 경제·기술 협력과 같은 비정치적 의제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민감한 안보 현안을 전면에 내세우면 회담 자체가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일본 수출 통제에 대해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순방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상황을 잘 살펴 우리 역할이 필요하고, 실효적이며, 의미가 있을 때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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