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최윤범 재선임안 ‘미행사’…고려아연 노조 “규탄”
최윤범 이사 재신임 건 ‘의결권 미행사’
지분 5.33% 보유…‘캐스팅보트’ 꼽혀
2026-03-20 15:38:58 2026-03-20 15:38:58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오는 24일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자, 고려아연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5.33%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주총에서 캐스팅보트로 꼽힙니다.
 
지난해 3월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1기 정기주주총회장 앞에서 고려아연 노조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고려아연 노조는 20일 성명서를 내고 “국가 기간산업을 투기자본에 상납한 국민연금의 기만적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미행사를 결정하고 MBK파트너스 측 인사들의 이사회 진입 길을 열어준 것은 사실상 약탈적 사모펀드에 세계 1위 제련소의 열쇠를 넘겨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전날 제5차 회의를 열고 고려아연 측이 제안한 최윤범·황덕남·박병욱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김보영·이민호 감사위원 후보 선임안에 대해서는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습니다. 국민연금은 이번 결정 배경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 등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11년간 일해 온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알짜 점포를 매각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긴 기업 사냥꾼”이라며 “국민연금이 그 과정에서 수천억원대 손실을 보고도 또다시 국가 기간산업을 그들의 먹잇감으로 던져주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임이자 노동자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국민연금이 제시한 ‘기업가치 훼손 이력’ 기준 역시 편파적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노조는 “4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국가 경제에 기여한 경영진의 공로는 외면한 채, 투기자본의 논리에 휘둘려 면피성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MBK 경영진에 대한 사법 리스크도 문제 삼았습니다. 노조는 “MBK 최고경영진은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며 “범죄 혐의가 있는 세력에게 세계 1위 제련소를 맡길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민연금이 열어준 성문을 통해 MBK가 입성하는 순간 수십 년간 축적한 독보적 기술은 해외로 흩어질 것”이라며 “산업 생태계 붕괴와 국부 유출의 책임은 이번 결정에 참여한 위원들과 국민연금 수뇌부가 져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노조는 국가 기간산업 수호와 고용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이 미행사 결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M&A)을 사실상 방치하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지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산업안보 보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주총에서 투기자본의 검은 손길이 우리의 일터를 더럽히지 못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경고가 무시되고 회사가 유린된다면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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