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간판은 '박찬대'…민주당 너도나도 박찬대 경쟁
단수공천·여론조사 압도에 구청장·시의원 후보 '친박찬대'
사무소 개소식·SNS에 박찬대 얼굴 내세우기 유행처럼
연수갑·계양을 보궐에도 파급…"지역 현안 비전 부족" 지적도
2026-03-20 19:04:10 2026-03-21 17:19:33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의 민주당 예비후보들 사이에서 '박찬대'가 간판이 되고 있습니다. 구청장·시의원·구의원 예비후보들이 너도나도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와의 인연을 내세우며 경쟁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중입니다. 홍보물에 박 후보 얼굴을 넣고, 박 후보 게시물을 공유하며 '같은 생각'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선거운동이 되는 분위기입니다.
 
2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이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갑)을 수도권 1호로 인천시장 후보에 단수공천하면서 인천 정가에서 이른바 '친박(친박찬대) 경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경쟁자로 거론됐던 김교흥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하고 지원에 합류했습니다.
 
인천 민주당 구청장 예비후보들의 홍보물. 남궁형 제물포구청장 예비후보(위)와 박인동 남동구청장 예비후보(아래).
 
대선 패배부터 계엄 극복까지…이재명-박찬대 '전우' 관계
 
박 후보가 인천의 간판으로 부상하기까지의 행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여정과 궤를 같이합니다.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 대통령은 정치적 재기의 발판이 필요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인천 계양을을 선택했고, 박 후보는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활약하며 기여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로 선출된 뒤 박 후보는 원내대표를 맡아 당의 실무를 총괄했습니다. 21대 국회 후반기와 22대 국회 전반기에 걸쳐 약 13개월간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과 '투톱' 체제를 이뤘습니다. 검찰의 이 대통령 수사와 체포 시도가 이어지던 시기에 박 후보는 원내대표로서 국회 방어와 당론 결집에 앞장섰습니다.
 
결정적 계기는 12·3 내란이었습니다. 박 후보는 이 대통령과 함께 내란 세력에 맞서 싸운 '전우'로 전국적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박 후보 스스로도 지난 2월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인천 출신 당대표 이재명과 원내대표 박찬대가 검찰독재 탄압을 목숨 걸고 견뎌낸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여론조사 성적도 압도적입니다.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지난해 12일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인천 거주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정복 현 시장과의 가상 대결 결과 박찬대 52.1% 대 유정복 36.8%로 오차범위 밖 우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각별한 관계, 내란 정국에서 쌓은 인지도, 유정복 시장을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여론조사 성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박 후보는 인천에서 이 대통령 다음가는 정치적 상징이 됐습니다.
 
'박찬대 사진이 곧 공약'…SNS·현장서 친박 경쟁
 
서울·경기에선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친밀도를 경쟁하는데 인천에선 박찬대와 인맥을 강조하는 것이 선거 전략의 핵심이 됐습니다. '친박찬대가 곧 친명'이라는 등식이 인천 정가에서 작동하고 있는 겁니다.
 
구청장·시의원·구의원 예비후보들의 홍보 게시물에 박 후보와 함께 찍은 사진 또는 박찬대의 이름이 전면에 배치됩니다. 홍보물에서 박 후보와 나란히 선 사진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정 공유 게시물에도 박 후보 얼굴이 빠지지 않습니다.
 
SNS에서는 박 후보의 게시물을 자신의 계정에 공유하면서 "박찬대 후보와 뜻을 같이한다" "박찬대 후보의 철학에 공감한다"는 식으로 정치적 지향을 홍보하는 모습도 다수 보입니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원·유권자를 만나는 자리에서 직접 박 후보와의 관계를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구두 홍보 활동이 번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김성준 미추홀구청장 예비후보가 박찬대 국회의원 사무소 현수막 앞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게시했다.
 
연수갑·계양을 보궐에도 파급…인천 전체 판도 좌우
 
박 후보의 영향력은 인천시장 선거에 그치지 않습니다. 박 후보가 인천시장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지역구인 연수갑이 공석이 됐고,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도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두 곳 모두 박 후보의 존재감이 변수로 작용합니다.
 
연수갑에서는 박남춘 전 인천시장을 비롯해 여러 인사가 후임으로 거론됩니다. 인천 정가에선 박 후보가 시장 선거에 집중하기 위해 연수갑 후임 카드를 조기에 정리하고, 해당 인사의 조직을 흡수하는 전략을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계양을에선 송영길 전 대표와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유력 후보로 거론됩니다. 계양을은 이재명 대통령이 22대 총선에서 당선됐던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구'라는 상징성을 지닙니다. 민주당은 전략공천 방침을 세웠지만 공천 결론은 장기화하는 양상입니다. 박 후보가 인천시장으로서 인천 전체의 선거 전략을 이끌 경우, 연수갑과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 선정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예비후보들이 박찬대를 내세우는 데 집중하면서 정작 자신의 지역에서 벌어지는 현안에 대해 뚜렷한 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천 정계 관계자는 "지역 현안에 대한 구체적 비전 없이 사진 한 장으로 당선되겠다는 건 안이한 발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조사는 2025년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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