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대응 안간힘…조종사들도 ‘연료 다이어트’
‘안전 범주’ 내에서 연료 효율 동참
항공사들은 저수익 노선 대폭 감축
2026-04-03 15:01:54 2026-04-03 15:01:54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이후 종전 기대감이 꺾이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국내 항공사들이 수익성 낮은 노선을 대거 감축하는 등 비상경영에 나선 가운데, 현장 최전선에 있는 조종사들도 ‘연료 다이어트’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지난 3월25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주기되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020560)을 비롯한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이달부터 수익성이 낮은 노선들을 대거 감편하는 등 연료비 절감에 나서고 있습니다. 항공유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 유가 변동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항공사 경영진이 운항 편수를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설 때, 현장에 있는 조종사들도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운항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륙 시 사용하는 날개의 고양력 장치인 플랩 설정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일부 조종사들은 기존 플랩 5 대신 플랩 1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항력과 연료 소모를 줄이고 있습니다. 플랩 숫자가 높을수록 날개가 더 크게 펼쳐져 양력은 늘어나지만, 공기 저항도 함께 커집니다. 그런데 숫자를 낮춰 플랩 각도를 줄이면 저항이 감소해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통상 항공기는 약 1만피트 이상에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이지만, 연료 효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 낮은 고도에서부터 서서히 가속해 순항고도에 이르도록 운항하기도 합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 밀도가 낮아져 공기 저항이 줄어들기 때문에 엔진 출력과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착륙 이후에도 연료 절감 노력은 이어집니다.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터미널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두 개의 엔진을 모두 사용하는 대신 한 개의 엔진만 가동하는 ‘원 엔진 택싱(계류장에서부터 활주로까지 이동하는 과정)’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또 항공기가 게이트에 도착해 엔진을 끈 뒤 항공기를 탑승교(브릿지)에 붙이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보조동력장치(APU) 역시 가능한 한 늦게 가동해 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장 조종사들도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운항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최근 내부적으로 연료 절감 운항 방안을 공유하며 실천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장의 노력들이 실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내 항공사 한 기장은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 항공사 입장에서는 작은 절감 노력도 의미가 크다”며 “조종사들의 효율적인 항공기 운항 방식이 연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