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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4일 15: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HD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이 과거에 쌓인 과잉 재고를 털어내고 매출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원재료 확보 중심의 재고 구조로 전환했다. 판매가 원활해짐에 따라 완제품 재고는 줄어드는 반면, 생산량 증대에 맞춘 원재료와 재공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출 확대를 위한 선제적 생산체계가 가동되는 모습이다. 회사가 매출 증대를 위해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 과정에서 악화된 현금흐름이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HD현대에너지솔루션)
매출 증가하며 원재료 선제적 확보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재고자산은 9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말 기록한 834억원 대비 14.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224억원에서 4927억원으로 16.6% 증가하며 재고자산 증가율을 상회했다.
재고자산 세부항목을 들여다보면 재고자산이 증가한 이유가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완제품에 해당하는 제품 재고는 724억원에서 71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시장 내 제품 판매가 지연 없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원재료는 89억원에서 134억원으로 49.8% 증가했다. 또 2024년 0원이었던 재공품(공정 중인 제품)은 지난해 20억원으로 새롭게 발생했다.
특히 미착품(운송 중인 원재료 등)은 19억원에서 88억원으로 4.5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향후 생산량 확대를 위해 대규모 원재료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전체 재고자산 수치는 늘어났지만, 이는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자산 확대가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선제적 자산 확보의 성격이 짙다.
재고자산 구성항목에서 원재료와 재공품 비중이 높아진 것은 실제 생산량 증가 수치와 동일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태양광 셀 생산 지표를 보면 2024년 543만장에 머물렀던 생산량은 지난해 2092만장으로 약 4배 증가했다.
공장 가동률 잇따라 상승
생산설비의 가동률 역시 상승했다. 셀 공장 가동률은 2024년 52.6%에서 지난해 69.7%로 상승했다. 공장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공정에 투입된 원재료와 재공품의 양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즉 제품 판매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가동을 극대화한 결과가 재고자산의 구성 변화로 나타난 것이다.
모듈 공장의 경우 가동률은 68.7%에서 60.1%로 조정됐지만, 생산량은 123만장에서 128만장으로 소폭 증가하며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셀 생산을 우선적으로 확대해 기초 부품을 확보한 뒤 시장 수요에 맞춰 최종 제품인 모듈을 생산하는 전략적 속도 조절로 풀이된다.
재고가 판매되는 주기를 나타내는 재고자산회전율은 지난해 5.5회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3.4회 대비 대폭 상승한 수치다. 과거 2023년 말 기준 1682억원에 달했던 재고를 2024년 834억원까지 축소하며 재고 건전성을 확보한 뒤, 지난해부터는 실제 매출액 대비 적정 수준의 재고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가운데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024년 834억원에서 지난해 177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5억원에서 412억원으로 약 11배 급증했음에도 나타난 현상이다. 원인은 운전자본 부담의 일시적 확대에 있다. 제품 판매를 통해 현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향후 매출 확대를 위해 원재료 매입과 생산 가동에 투입되니 자금이 현금흐름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업황 확장기에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함께 늘어나며 장부상 이익과 실제 현금흐름 간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역시 판매 호조에 따라 원재료 확보와 생산 가동에 자본을 집중 투입하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됐으나 추후 모듈 출하와 매출채권 회수가 완료되면 현금흐름 역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태양광 산업 업황이 악화되는 등의 예기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확보한 재고가 그대로 쌓여 현금으로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재고자산 증가는 단순 완제품 재고의 누적이 아닌, 셀(Cell) 공장 가동과 대내외 변화에 대비한 원재료 및 부품의 선제적 확보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사는 지난해 들어 셀 공장 가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안정적인 양산을 위한 셀 원재료 비축이 필수적"이라며 "이에 더해 수요 증가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완제품이 아닌 추후 생산에 투입될 원부자재를 전략적으로 매입하면서 일시적으로 재고가 증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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