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성장률보다 매출·수출이 '더 불확실'
제조업 불확실성, GDP보다 최대 6배↑
매출·수출 언제 막힐지 '노심초사'
대외 변수, 투자 대신 '현상 유지'
중동 산유국 '역외 석유비축기지' 국내 추진
민관 대응 총력에도 당장 원유 수급 '관건'
2026-04-14 17:16:58 2026-04-14 17:31:01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중동발 여파로 성장률 전망이 어두워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체감하는 실제 경영 환경은 '시계 제로'의 안개 정국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거시경제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개별 기업의 매출과 수출 전망이 훨씬 더 불확실해지고 있는 겁니다.
 
1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경제 환경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제조기업들이 느끼는 매출액과 수출액의 불확실성은 GDP 성장률 대비 각각 4배,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이재필 KIEP 부연구위원)
 
수출 불확실성, GDP에 비해 6배↑
 
1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경제 환경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제조기업들이 느끼는 매출액과 수출액의 불확실성은 GDP 성장률 대비 각각 4배,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822개사 제조기업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을 평균 1.79%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앞서 주요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도 1% 안팎을 예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대라는 숫자가 낙관적이진 않지만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더욱이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 26조2000억원(총지출 기준)은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을 통해 "최근 중동 전쟁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과 성장의 하방 압력이 동시에 확대되고 취약 부문의 어려움도 가중된 상황에서 추경이 이런 충격의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전체의 경제 지표가 아닌 기업 '생존 지표'인 매출과 수출입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제조기업들이 내다보는 GDP 성장률 불확실성이 0.53%포인트 수준인 데 반해 매출액 성장률 불확실성은 2.13%포인트에 달합니다. 수출액 성장률의 불확실성은 3.18%포인트 규모입니다. 수출액 전망의 불확실성은 GDP 대비 약 6배나 높습니다.
 
이는 한국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대략 예상할 수 있는 데 반해 회사 물품이 얼마나 팔릴지, 수출길이 막히지 않을지 도저히 계산이 서지 않다는 뜻입니다. 대외 변수에 민감한 수출기업은 불확실성을 더 크게 체감하는 데다, 해외 생산 투자 확대보단 '현상 유지' 등 관망하는 보수적 경영 행보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섣부른 결정보다 관망세를 유지하며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 대목입니다. 이에 반해 내수 시장의 한계를 수출로 돌파하려는 일종의 '활로 찾기' 전략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경제 전망이 어둡다고 느낄수록 오히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등 수출 비중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움직임도 있다는 판단입니다.
 
이재필 KIEP 부연구위원은 "수출기업은 불확실성을 크게 인식할수록 실제로 교역 중인 핵심 시장과 직결되는 통상 정책을, 내수기업은 한국 경제 환경 인식에 따라 선호가 달라 정부는 기업군별로 차별화된 정책을 마련할 필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수출기업에는 실제 주요 교역국과 직결되는 맞춤형 협상 및 정보 제공을 지원하고 내수기업에는 내수 시장 중심 정책과 거시 경제 불확실성 완화를 제공하는 정책 기조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지난 1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주유기가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추경+상생금융 꺼냈지만…목마른 '원유'
 
26조원 규모의 추경 중 '자원안보 및 공급망 안정화'엔 6783억원을 배정한 상태입니다. 나프타 대체 수입 시 가격 보조(6744억원), 제3국산 요소 수입 시 차액 지원(39억원) 등이 담겨 있습니다.
 
또 4개 정유사가 4~5월분으로 신청한 비축유 스왑 물량은 잠정 3200만배럴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미 6건(838만배럴)의 비축유 이송이 완료됐으며 4월 중으로 800만배럴 규모의 추가 계약을 잠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라 국내 비축기지 용량도 현재 1억4000만배럴에서 2000만배럴 더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들이 한국의 비축기지를 '역외 석유기지'로 활용하고 싶어 하는 만큼, 국내 비축 물량과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산유국들 입장에서는 원유를 해협 밖에 미리 두고 나중에 팔 수 있다면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 동북아 비축기지를 활용하는 데 대해 관심이 많고 (우리 측에도)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국제공동비축사업 계약을 맺은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 외에 다른 산유국들도 접촉 중이라는 점을 전했습니다.
 
다만,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통항이 사실상 중단된 데다, 대체 항로로 거론되는 홍해도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의 하루 500만배럴 물량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한국으로 오는 선박은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정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석유화학산업 특별법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의결하는 등 인허가·환경·공정거래 규제를 낮춰 석유화학산업의 사업 재편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입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동 전쟁에 따른 나프타 수급 불안에 대응하고 있으며 원료를 최우선 공급하면서 국민 생활과 공급망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 생활과 공급망 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석유화학 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편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화물차가 드나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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