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터 이중구조 논란까지…경영계도 노동계도 '우려'
막대한 재정 소요 부담…민간 확산 시 비용 급증 가능성
단기계약 유인 확대 우려…구조개혁 없이는 제한적 효과
2026-04-28 18:08:19 2026-04-28 18:16:59
[뉴스토마토 박진아·윤금주 기자] 정부가 근무 기간이 짧을수록 더 많은 보상을 지급하는 '공정수당' 도입을 예고하면서 정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막대한 재정 소요 부담과 함께 기업의 우회 고용 확대, 노동자의 수당을 노린 단기계약 선호 증가로 인한 이중 구조가 심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입니다. 
 
28일 오전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동관 일대에서 화재 현장 철거를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공정수당 수십 배 규모…재정 부담 불가피
 
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에 따르면, 약 2100개 공공부문 조사 결과 기간제 노동자는 총 14만6000명으로 이 중 1년 미만 계약자는 50%인 7만32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근속 기간별로 보면 6~9개월 2만6410명(36.1%), 9~12개월 2만4482명(33.4%)으로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3~6개월 1만3907명(19.0%), 1~3개월 1만1498명(15.7%), 3개월 미만 8407명(11.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1만 미만 계약자에게는 전국 지방정부의 생활임금 평균(최저임금 대비 118%) 기준으로 최소 8.5%에서 최대 10%까지 공정수당이 차등 지급됩니다.
 
문제는 재정입니다. 현재 시행 중인 경기도 공정수당 예산을 보면, 올해 기간제 노동자 2300명을 대상으로 30억9500만원이 편성됐습니다. 최저임금의 12%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보상 지급률은 5~10%로 차등 적용되는 등 정부안과 일부 차이가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정부가 추산한 공정수당 대상자는 약 7만3200명입니다. 경기도 대비 약 32배에 달한 규모로, 경기도 공정수당 예산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재정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이번 대책은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한 지침으로 법적 강제력이 없지만, 향후 민간으로 확대할 경우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의 지점으로 꼽힙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전체 노동자의 약 38.2%인 856만8000명으로, 공공부문보다 58배가량 더 큰 규모로 추산됩니다.
 
다만 정부는 제도 정착 이후 1년 미만 고용 자체가 줄어든다면 재정 부담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수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관은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1년 미만 노동자는 비용 문제로 안 쓰는 것보다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린다. 1년 이상 가급적 퇴직금으로 보장하면서 장기 계약을 하라는 의미"라며 "그래서 (1년 미만 노동자 수가) 줄어들면 예산·재정 추계도 적게 들어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단기 계약 유인 확대…이중구조 심화 우려
 
이뿐만 아니라 이번 지침이 오히려 단기 노동을 늘려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1년 근무 시 지급되는 퇴직금(임금의 약 8.3%)보다, 1년 미만 근무 시 공정수당(최소 8.5%)이 더 높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우려는 유럽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지난 1982년 '불안정 보상금'을 도입한 프랑스는 제도 도입 이후 1년 미만 노동자 비율이 오히려 증가해 2017년에는 83%까지 확대됐습니다. 이는 기업의 우회 고용 확대와 노동자의 수당 목적 단기계약 선호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됩니다.
 
때문에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 증가와 특정 업종 피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동 전쟁과 관세 영향 등으로 비용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정수당 도입은 영세기업과 자영업자, 계절성·프로젝트형 업종 등 단기 고용 비중이 높은 분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단기 근로 선호가 확산할 경우 숙련 인력 축적이 어려워져 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옵니다.
 
노동계 역시 이번 대책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한계가 있음을 지적합니다. 공정수당이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수는 있지만, 구조개혁이 병행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아울러 정부가 기간제 사용 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반발을 완화하기 위한 보완책이라는 의구심도 함께 제기합니다. 
 
전문가들은 고용 안정을 위해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구현하는 구조개혁이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습니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교사·공무원·군인들은 어느 곳에 근무하든 같은 임금 체계가 적용된다"며 "산별 교섭이 정착돼 동일노동에 대한 동일임금이 국가 단위로 시행되는 것이 최종적 목표"라고 꼬집었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