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총 102개의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한 가운데, 쿠팡의 동일인을 기존 법인이 아닌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 지정했습니다. 동생 김유석씨가 쿠팡 부사장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입니다.
정부세종청사 내 공정거래위원회 현판.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발표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 한류 열풍에 힘입어 K뷰티·K푸드 관련 산업이 성장하면서 화장품, 식품 기업 등이 신규 지정됐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공정위는 매년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지정·발표해 왔습니다. 지정 기준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오는 5월 1일부터 해당 기업집단 소속 회사에는 공정거래법상 공시 의무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 등이 적용됩니다.
아울러 공시대상기업잡단 중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에 해당하는 자산총액 12조원 이상인 47개 집단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습니다. 이들 기업에는 공시 규제 외에, 상호출자 금지·순환출자 금지·채무보증 제한·금융 및 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추가로 적용됩니다.
쿠팡 동일인 변경…친족 경영 참여 '덜미'
이번 발표에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김 의장이 쿠팡의 동일인으로 지정된 점입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상 시행령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공정위가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간 쿠팡은 지난해 5월 개정 시행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요건을 충족해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일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동일인이 변경됐습니다.
공정위는 "쿠팡은 올해 지정을 앞두고 공정위가 실시한 현장점검 등에서 시행령 예외 요건 중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등 사익편취의 우려가 없을 것' 등의 요건을 불충족하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김 의장의 친족인 동생 김유석과 관련해 △부사장 급으로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유사한 수준의 지위 △동일 직급의 등기임원과 유사한 연간보수·등기임원에 준하는 수준의 대우 △물류·배송 정책 관련 정기·수시 회의를 수백 회 이상 주최하고 회사의 개선안 논의 △주요 사업에 관해 구체적인 업무집행 방향과 같은 영향력 행사 등이 확인됐습니다.
한편 두나무는 동일한 예외 요건을 충족해 자연인이 아닌 법인이 동일인으로 유지됐습니다.
K뷰티·K푸드 성장에…화장품·식품 기업 등 신규 지정
이번 지정에서는 산업 구조 변화도 반영됐습니다. 한류 확산에 따른 K뷰티·K푸드 산업의 성장으로 한국콜마, 오리온이 공시대상기업에 신규 지정됐습니다. 또 주식시장 활성화 영향으로 다우키움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 토스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습니다.
대외 지정학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쟁 여파로 방위산업 관련 기업의 순위가 올랐습니다. 한화는 7위에서 5위, 한국항공우주산업은 62위에서 53위, 엘아이지는 69위에서 63위로 각각 상승했습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확대되면서 귀금속·환율이 상승해 희성, 일진글로벌이 신규 지정됐습니다.
이밖에 대규모 인수합병도 지정 결과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웅진은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 인수로 신규 지정됐고, 교보생명보험은 ㈜에스비아이저축은행을 인수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됐습니다. 또 애경산업㈜을 인수한 태광,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소노인터내셔널의 순위는 각각 48위, 52위로 올랐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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