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총수 지정'…5년 논란 끝에 '전방위 규제'
'동생 경영 참여'가 결정타…동일인 예외 요건 붕괴
친족 규제·해외계열사 공시까지…지배구조 전면 영향
2026-04-29 17:57:47 2026-04-29 18:02:55
[뉴스토마토 박진아·윤금주 기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5년 만에 쿠팡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습니다. 김 의장 동생 김유석씨의 국내 계열사 경영 참여 정황이 드러나면서 총수 지정 예외 요건을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김 의장과 관련된 인물들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고, 해외 계열사의 현황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등 규제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쿠팡 측은 즉각 반발, 행정소송을 예고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동생 김유석 국내 계열사 '경영 참여' 확인 덜미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등 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김유석의 경영 참여에 대한 신고가 접수돼 조사한 결과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시행령상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은 △총수와 친족이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지 않을 것 △친족이 국내 계열사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총수·친족·국내 계열사 간 자금대차가 없을 것 △동일인이 사람인지 회사인지 상관없이 계열사 범위가 동일할 것 등 4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쿠팡은 지난 5년간 이 같은 예외 요건을 모두 충족해 자연인이 아닌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됐습니다.
 
그러나 올해 신고 접수에 따른 공정위 현장 점검에서 '친족이 국내 계열사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 사익 편취 우려가 없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동일인이 변경됐습니다. 최장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김유석의) 경영 참여에 대한 신고가 접수돼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찾아냈다"며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의 경영에 참하지 않는 등 사익 편취의 우려가 없어야 한다는 요건을 불충족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쿠팡 내부적으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등급이 있는데, (김유석은) 그것과 비교하면 최상위 등급이다. 이번 공정위 현장 조사에서 새로 나왔다"며 "물류 부분에서 배송 시간을 변경한다든지 쿠팡의 가장 핵심적인 사업 영역에서 사실상 영향력 행사했다고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102개 기업집단 가운데 22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25위에서 3계단 상승했으며 계열회사 수는 16개, 공정자산 총액은 27조197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김범석 동일인 지정에…규제 범위 전면확대
 
공정위 결정에 따라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규제 범위와 대상이 확대됩니다. 혈족 4촌, 인척 3촌 이내 친족이 소유한 회사는 계열사로 편입돼 규제 대상이 됩니다. 또 이들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부당 이익 제공 행위 등 사익 편취 금지 규제가 적용됩니다.
 
공시 의무와 사회적 책임도 강화됩니다. 총수 본인·배우자·친인척의 명단과 주식 보유 현황, 내부거래 내역 등을 공시해야 합니다. 또 총수 개인이 고발되거나 처벌받을 수 있는 형사 책임의 주체가 됩니다. 최 국장은 "원칙적으로 국내법을 위반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면 법적 적용 대상이 된다"며 "단지 형사 제재의 실효성은 좀 별개의 부분"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아울러 지배구조와 재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쿠팡페이 등 자회사의 지배구조가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규제 영향권에 들어가고, 총수 일가에 관한 자료를 직접 확인·제출할 의무가 생깁니다. 해외 계열사 현황 공시 방식도 달라집니다. 최 국장은 "법인에서 자연인으로 바뀌면서 크게 달라지는 건 해외 계열사 현황 공시다. 김범석은 20% 이상 보유하고 있는 해외 계열사 현황에 대해서 고시해야 한다"며 "해외 계열사가 국내 계열사에 대해 계열회사의 주식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최근 공시대상기업집단 동일인 지정을 앞두고 미국 측의 외교적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이번 발표로 한·미 통상 리스크가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쿠팡 측도 이날 공정위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 입장문을 통해 "김 의장의 동생은 공정거래법상 임원이 아니며 한국 계열사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에 나설 뜻을 밝혔습니다. 
 
다만 공정위는 특정 국가 기업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 시행령 기준에 따른 절차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최 국장은 "김유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시행령 요건이 충족되면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며 "객관적으로 해외 계열사 현황 공시 정도만 바뀐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이 미국 법인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쿠팡)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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