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과세 가시화…'거래 위축·해외 이탈' 우려 고조
국세청, 2028년 신고 목표로 시스템 정비 착수
해외거래소·개인지갑 추적 한계…국내 거래소 역차별 우려
신고 인프라·국제 공조 선행 필요성 제기도
2026-05-04 15:18:16 2026-05-04 15:18:16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내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국내 시장의 거래 위축과 투자자들의 해외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거래소 거래분은 포착되기 쉬운 반면, 해외거래소와 개인지갑 거래는 추적이 상대적으로 어려워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 밖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오는 2028년 5월 가상자산소득 신고 개시를 목표로 시스템 정비에 착수했습니다. 올해 7월 정부 세법개정안에 추가 유예 방안이 담기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가 적용됩니다.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됩니다. 연간 손익을 합산한 뒤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20% 세율이 적용되는데요.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실효세율은 22% 수준입니다. 과세 시행 전 보유분에 대한 취득가액은 실제 취득가액과 올해 12월31일 당시 시가 중 큰 금액으로 산정됩니다.
 
문제는 과세 시행이 국내 거래소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거래소 거래분은 과세자료로 포착이 쉽지만 해외거래소나 개인지갑, 탈중앙화금융(디파이) 거래는 추적과 소명이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되면 국내 거래대금과 유동성에는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단기매매 비중이 큰 투자자나 알트코인 거래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 거래 위축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투자 수요 자체보다는 일부 거래가 국내 거래소 밖으로 이동하거나 거래 빈도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국내 가상자산 거래는 이미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의 '2025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규모는 5조40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15%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거래소 영업손익도 38% 줄었습니다.
 
국내 거래소 이용자만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해외거래소나 개인지갑 거래를 동일하게 포착하지 못하면 국내 거래소를 이용한 투자자만 먼저 과세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거래소 이용이 이미 쉬운 상황에서 과세 회피 유인이 생기면 국내 거래대금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강 교수도 "같은 투자소득인데 거래 경로에 따라 과세 포착률이 달라지면 납세 순응보다는 회피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과세 인프라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우리나라 과세 체계는 신고주의인 만큼, 과세 인프라 구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신고 절차가 너무 복잡하거나 어려우면 오히려 신고를 기피하거나 감추려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가상자산은 국경을 초월하기 때문에 해외거래소에서 일어나는 거래도 쉽게 공유되거나 사후적으로 추적 가능해야 한다"며 국제 과세 공조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세무 실무상 혼선도 적지 않을 전망입니다.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본인이 신고 대상인지 모르고 신고를 하지 않으면 가산세가 붙을 수 있어 국세청의 충분한 홍보와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가상자산 과세만 시행되는 데 대한 형평성 논란도 예상됩니다. 강 교수는 "주식·펀드·가상자산 간 과세 체계가 지나치게 다르면 조세 중립성이 흔들린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가상자산 과세는 과세 인프라 미비 등을 이유로 이미 세 차례 유예된 바 있습니다. 올해 7월 정부 세법개정안에서 추가 유예 또는 보완 방안이 담길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오는 7일 국회에서는 가상자세 과세 관련 긴급 토론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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