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원주=이진하 기자]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강원도와 경북을 찾아 '보수 결집'의 선봉장으로 나섰습니다. 대구에서 시작한 유세 지원이 부산·울산·경남(PK)을 거쳐 강원·문경까지 이어진 건데요. 정치권 안팎에선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광폭 행보' 최종 수혜자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8일 오전 강원 원주 중앙시장에서 열린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 지지 현장 방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막판 '박근혜 효과'…선거 선방 땐 '장동혁 수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강원도 원주 중앙시장에서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 등과 함께 거리 유세에 나섰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김 후보에 대해 "제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 분이다.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일을 잘하는 분"이라며 "앞으로 강원도가 계속 발전해 나가려면 김 후보 같은 분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일정 이후 곧바로 강원 횡성을 찾아 지원 유세를 펼쳤는데요. 이어진 일정에서는 경북 문경 청운각에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지난 23일 대구 칠성시장에서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지원 유세로 등판한 박 전 대통령은 '옥천→대전→공주→진주→울산→부산→원주→횡성→문경' 등으로 이동하는 강행군에 나섰습니다. 야권 일각에서는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이 공동선대위원장급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특히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시작한 지원 유세가 충청과 PK를 거쳐 강원·경북으로 돌아오면서 이른바 '박근혜 효과'가 나타났다는 일각의 분석도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등판과 선거를 앞둔 '보수 결집'이 겹친 영향입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인 정희용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장동혁 대표가 중원을 중심으로 민심을 공략하고 그 흐름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자 했던 선거 초중반 전략이 주요했다"며 "박 전 대통령의 지원이 더해져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곳곳에서 초접전 양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효과'의 최대 수혜자는 각 후보자가 아닌 장 대표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6·3 지방선거의 초반 흐름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15 대 1로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여야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접전 지역이 늘어나는 데다, 박근혜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장 대표의 '당권 유지'에도 명분이 생긴다는 겁니다.
보수가 대패했던 지난 2018년 지방선거보다 좋은 성적표를 거둔다면 장 대표가 물러날 이유가 없는 셈입니다. 지난 2월 당의 노선 갈등 시에도 장 대표는 재신임 전 당원 투표 카드까지 내세웠던 만큼 여당 견제론을 내세우며 보수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배신자 꼬리표에 '불안'…박근혜 "신의가 중요"
다만 박근혜 효과가 불편한 야권 인사들도 존재합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27일) 부산 방문 당시 박민식 부산 북구갑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와도 동행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여러분께서 박민식 후보에게도 (나라에) 봉사할 기회를 주면 박 후보도 이 나라 잘 지켜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원했습니다.
박 후보는 한동훈 부산 북구갑 무소속 후보와 박 전 대통령 사이의 악연을 파고들었습니다. 그는 "문재인정권의 충실한 앞잡이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30년을 구형하고, 당원 게시판으로 보수 동지들을 모함했으면서 감히 보수 후보라는 말을 쓸 자격이 있느냐"고 직격했습니다. 보수 결집이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한 후보로서는 박근혜 효과가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여론조사 추세를 고려할 때 '역전극'을 노리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오 시장은 이번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첫날 출정식을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했습니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합리적 보수'라는 평가를 받는 동시에 '배신자'라는 꼬리표도 달고 있습니다. 2015년 박 전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며 유 전 의원을 직접 찍었던 영향입니다.
이 파장은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로도 이어집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유의동 평택을 국민의힘 후보인데요. 유 후보는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고, 바른정당에서 활동했습니다. 결국 박근혜 효과가 평택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겁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횡성 유세에서 "모든 사람 사이 관계에서 신의가 가장 중요하다"며 "약속을 안 지키면 뭘 같이 도모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배신의 정치'를 언급했던 박 전 대통령의 '뼈 있는'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원주=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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