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미국 아닌 중국이 재채기를 하면 세계가 감기가 든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에 오르더니, 언제쯤 미국을 따라잡을지에 대한 전망까지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내 임금과 부동산가격, 물가 등이 상승하면서 중국의 수출품 가격은 물론이고 국제원자재 가격을 밀어올렸고, 이에 따라 전세계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른바 차이나플레이션(차이나+인플레이션)이다.
최근 중국이 본격적인 긴축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증시와 경제가 함께 출렁이는 등 차이나파워가 세계 곳곳에 감지되고 있다. 2010년 중국의 경제흐름을 살펴보고, 2011년을 앞두고 본격화되고 있는 통화와 부동산 부문의 긴축책에 대해 전망해본다.
12월 중국의 긴축책이 신호탄을 터뜨렸다. 지난 10일 지급준비율 인상 발표에 이어 보름만에 기준금리를 기습적으로 인상하는 등 긴축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여기다 지난 26일 원자바오 총리가 국영 라디오방송을 통해 “집값과 물가 반드시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중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 5.1% 물가·7.4조 유동성 압박 = 지난 25일 저녁 중국 인민은행은 1년만기 예금과 대출금리를 각각 25bp 전격적으로 인상했다.
이달초 중국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통화정책을 기존의 `적절하게 느슨한` 기조에서 `신중한` 기조으로 전환한 이후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중국이 본격적인 긴축 행보의 첫걸음을 내딛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물가 상승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은 가장 큰 긴축 압박 요인이다. 지난 11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5.1%로 2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동성 억제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올해들어 여섯차례 지급준비율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은행의 신규대출 규모가 5640억위안으로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올해 전체로는 7조4000억원을 기록해 정부가 설정한 목표치인 7조5000억원에 거의 육박한 수준이다.
이같은 유동성 과잉과 함께 원자재가격 상승, 내수호조 등으로 내년 1분기까지는 5%내외의 물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설정한 소비자물가 목표치를 4%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2월초 춘절 수요와 폭설•한파 등 이상기후 가능성 등도 물가를 부추기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 내년 금리 50~100bp 인상 전망 = 시장에서는 중국이 이번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올해 여섯차례 지준율 인상을 택하며 가급적 아껴두었던 예대금리 인상을 사용했다는 점은 내년 경제 정책에 있어 물가안정에 대한 비중을 올해보다 높게 가져갈 뜻임을 시사한다"며 "내년에도 100bp 가량의 대출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희곤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내년 춘절 전후로 75bp 정도로 두 세차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지준율 인상을 병행해 긴축 충격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 도이치 증권과 모건스탠리도 "당초의 50bp보다 상향조정한 75bp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점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추가 지준율 인상과 더불어 한 두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행하는 등 내년초까지 긴축 기조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1년 평균 물가상승률 기준으로 실질금리 폭이 -0.6% 수준임을 감안할 때 50bp 수준의 추가 금리 인상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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