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역풍…내로남불 논란까지
이 대통령 "세금 다루면 반드시 욕먹어"…구윤철에 "기어다니시라"
2026-08-11 17:49:48 2026-08-11 17:55:48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정부 집권 2년 만에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정부가 준비한 각종 규제안이 역풍으로 돌아온 건데요. "복사하는 사람까지 다주택자는 정책 라인에서 빼라"던 당초 의지는 결국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매도인 금융부터 폐버스까지…곳곳서 '민심 이반'
 
청와대는 11일 불법 증축 논란이 불거진 김상호 춘추관장을 면직 처리했습니다. 김 관장은 이미 사의를 표명한 상태였지만 사직 처리 대신 징계성 면직 처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겁니다. 
 
대통령 측근 그룹인 '성남·경기 라인'의 맏형이기도 한 김 관장에 대한 면직 처리는 부동산 민심에 대한 반증이기도 합니다.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 이후 싸늘한 민심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뉴시스·에이스리서치>가 이날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8월9~10일 조사, ARS 조사-무선 RDD 100%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찬성하는 여론은 37.9%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43.9%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부동산에만 한정된 민심이 아니라는 겁니다.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8월3~7일 조사, ARS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는 53%로 조사됐는데요. 특히 서울 지역에서 5.9%포인트, 20대에서 2.5%포인트 하락한 영향이 컸습니다. 
 
현재의 여론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각종 금융 규제와 부동산 규제의 여파가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름을 붓는 것이 현 정부의 '내로남불'입니다. 이번 세제개편안으로 인해 고령 1주택자에 대한 세부담 강화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이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근저당을 설정한 것을 두고 '매도인 금융'이라며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집값과 가계부채를 잡겠다며 내놓은 대출 규제가 초래한 악영향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갭투자 차단을 위해 전세퇴거자금대출과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조였고, 주택담보대출 한도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까지 낮추면서 되레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실수요자 피해가 속출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 대통령은 '매도인 금융'이라는 일종의 편법을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던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사실상 뒤집어지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지는 실정인데요. 임기 초부터 현재까지 참모들을 중심으로 하는 부동산 내로남불은 반복됐습니다.
 
이재명정부 초대 민정수석이었던 오광수 전 민정수석은 '차명 부동산 관리' 의혹에 따라 임명 닷새 만에 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이 대통령의 '기본 시리즈' 설계자이자 '멘토'인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도 지난 30년간 부동산 투기를 해왔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당시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의 '내로남불'이 이재명정부에서 시즌 2로 이어진다는 비판까지 내놨습니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에도 정부 고위직 4명 중 1명은 다주택자인 데다, 청와대 참모진도 3명 중 1명이 다주택자라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 등 참모진이 보유 주택을 처분하기도 했지만 내부 참모진 교체 과정에서 다주택을 유지한 채 직을 내려놓은 참모들도 있었습니다. 
 
내로남불의 정점을 찍은 장면은 황희 민주당 의원의 '폐버스 활용' 제안입니다. 폐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단기성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자던 그의 제안은 청년세대를 자극했습니다. 결국 황 의원은 사과했지만 폐버스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정부의 내로남불 딜레마만 키우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땜질식 처방에 상황 인식 '제로'
 
여론조사에서 민심이 확인되자 정부는 '땜질식 처방'에 나서고 있습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관련 정책에 대한 역풍이 여권에서부터 표출된 영향인데요. 
 
하지만 정부가 현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세금 만지는 사람은 바꾸면 반드시 욕을 먹게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 부총리의 세제개편안 보완 방침 보고에 대한 반응인데요. 
 
이 대통령은 "바꿔서 혜택을 보는 쪽은 가만히 있고 바꿔서 부담이 늘어나는 쪽은 엄청난 반감을 가지게 돼 있다"면서 "무조건 기어서 다니시라"고 농담을 건넸습니다. 이에 구 부총리는 웃음을 보이며 "네"라고 답했습니다. 
 
민심을 잘 살피라는 취지였지만, 세제개편안에 대한 국민 불만을 가볍게 여기면서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낸 장면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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