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언더독' 전략에도…호남은 '전략투표'
어머니·아버지에 호소 '동정론 부각'
김민석은 연일 "메가프로젝트" 강조
2026-08-11 18:20:01 2026-08-11 18:58:33
[뉴스토마토 박주용·강주영 기자]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청래 전 대표가 연일 '호남의 어머니, 아버지', '구해달라, 지켜달라' 등 감정 호소를 통한 '언더독(약자)' 전략으로 막바지 표심 잡기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전체 당원의 약 33%에 달하며 승부처로 거론되는 호남 지역의 표심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읽히는데요. 다만 정 전 대표의 이와 같은 전략이 호남의 표심을 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매번 선거에서 전략적 투표를 해왔던 호남의 표심을 고려한다면 이번엔 이재명정부를 확실히 뒷받침할 후보를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호남 김민석 '우세', 수도권 '박빙'
 
11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8월9~10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호남에선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우세,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선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의 접전이 예상됩니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층·무당층'의 46.8%가 김 전 총리를 지지했습니다. 정 전 대표는 35.2%의 지지를 받아 김 전 총리의 뒤를 이었습니다.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 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11.6%포인트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지역별로 보면 이날부터 순회경선 투표가 시작된 광주·전라에선 김민석 57.7% 대 정청래 28.2%로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호남에서 김 전 총리의 지지세가 정 전 대표의 지지세보다 두 배가량 높았습니다. 서울·경기는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습니다. 서울에선 김민석 39.9% 대 정청래 34.5%, 경기·인천에선 김민석 45.5% 대 정청래 40.3%였습니다.
 
전날 공표된 <여론조사 꽃>의 민주당 당대표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8월7~8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무선 ARS 방식)도 호남 민심의 흐름은 비슷했습니다. 광주·전라에 거주하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에서는 김 전 총리가 58.1%의 지지를 받으며 정 전 대표(27.9%)를 크게 앞섰습니다. 반면 서울에서는 정 전 대표가 47.6%의 지지를 받아 김 전 총리(28.4%)에게 확실한 우위를 보였습니다. 경인권 역시 정 전 대표가 44.6%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1위에 올랐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주차 순회경선까지 마친 결과 김 전 총리는 누적 득표율 46.01%(9만5821표)를 확보해 1위, 정 전 대표는 44.53%(9만2735표), 송 전 대표는 9.47%(1만9715표)를 득표했습니다. 1위와 2위의 표차는 1.48%포인트(가중치 미반영)에 불과합니다.
 
정청래, '다구리 정치' 희생양 호소
 
현재 민주당 권리당원의 약 71%가 호남과 서울·경기에 집중된 만큼 이들 지역의 결과가 누적 판세를 크게 흔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오는 15일 예정된 호남 경선 결과가 전당대회 막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 전 대표는 호남 표심을 잡기 위해 감정에 호소하는 이른바 동정론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약무호남 시무국가'를 언급하며 "호남이 없었으면 나라도 없었다는 이순신 장군의 애국심. 호남이 없었다면 민주주의도 없었다. 호남의 어머니, 아버지들께서 정청래를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전날에는 "아버지, 정청래입니다. 저 좀 지켜주세요", 9일에는 "어머니, 정청래입니다. 도와주십시오"라는 게시글을 올려, 어머니와 아버지를 향한 공개 발언으로 호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순회경선 연설에서 "어머니, 저는 어찌해야 합니까", "1 대 수십 명 '다구리 정치'로 고통받는 저를 도와달라"며 자신이 약자라는 위치에 놓여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 전 대표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화상 인터뷰에서 "내가 당대표에 오르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10% 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민주당을 이탈한 핵심 코어 지지층 민심의 회복을 자신이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한 겁니다. 또 "(승리할 경우) 대승적 차원에서 김민석 후보를 품어 안겠다"며 화합의 메시지도 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추미애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개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거듭 정 전 대표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11일 정청례 전 대표가 전남광주 광주교육대학교에, 김민석 전 총리가 서울 송파구 가락몰에 방문해 일정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호남 민심, 이재명정부 순항에 '무게'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이 같은 '호소' 전략에도 호남권 표심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매번 선거 때마다 전략적 투표를 해온 호남 표심의 향방이 이번 선거의 키를 쥐고 있는데요. 앞서 2002년 대선과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각각 '노풍'(노무현 바람)과 '안풍'(안철수 바람)을 이끈 진원지 역시 호남이었습니다.
 
현 상황에선 김 전 총리가 '이재명정부 성공'을 전면에 내걸고 대통령과의 긴밀한 당·청 관계를 강점으로 부각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이 직접 호남 핵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 호남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전북 전주 현대차 공장 출근길 인사로 일정을 시작하며 '메가프로젝트'를 핵심 무기로 정 전 대표의 '당·청 갈등' 리스크를 재차 공격하고 나섰습니다. 그는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김민석은 호남에 대한 3대 메가프로젝트와 함께 새롭고 원대한 전북 메가 플랜을 만들고 이뤄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대로 정 전 대표의 경우, 지난 1년간 당대표로 활동하는 동안 이재명정부와 마찰을 빚으면서 이른바 반명(반이재명) 이미지로 몰렸기 때문에 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중요시 생각하는 호남 민심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는데요.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호남은 민주당 표 텃밭이기도 하지만 이재명정부를 탄생시킨 본거지"라며 "정부 출범 1년에 불구하고 갈등이 발생하니 연임이 되면 더 갈등이 심해질 것이란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은 결국 '정청래를 아웃시켜야 이재명이 산다'는 시각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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