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오는 20일부터 국민이 공공기관에 보관된 자신의 개인정보를 직접 받거나 다른 곳으로 전송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확대됩니다. 이에 따라 금융이나 세금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그동안 고객 정보를 가져올 때 써온 '스크래핑' 방식도 더 안전한 전송 체계로 바뀝니다.
시행일부터 기존 스크래핑 서비스가 일제히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자가 공공기관과 사전에 협의해 필요한 정보와 전송 방식, 안전조치 등을 정하면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 기존 방식도 한시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를 거쳐 장기적으로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반 전송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CI. (자료=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위는 11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제도 전환 방향을 밝혔습니다. 지난 2월 개정된 시행령에 따라 20일부터 공공기관에 먼저 적용되고, 민간 부문은 내년 2월20일부터 적용됩니다.
이에 맞춰 개인정보위는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본인전송요구 데이터 사전협의 3차 신청도 받습니다. 앞선 두 차례 신청에서 약 700건이 접수된 가운데, 이번에는 마이데이터 관련 자격을 갖추지 않은 소규모 사업자 등으로 대상을 넓혀 추가 수요와 보안 여건을 살펴볼 계획입니다.
본인전송요구권은 개인이 공공기관이나 기업에 보관된 자신의 정보를 직접 받거나 대리인을 통해 전달받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동안 금융·세금 서비스에서는 이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인증서를 활용해 사업자가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대신 접속해 정보를 가져오는 스크래핑 방식이 널리 활용됐습니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는 공공기관이 실제 이용자가 접속한 것인지, 대리 사업자가 정보를 가져간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필요한 범위를 넘어 정보가 수집되거나 인증정보가 유출·오남용될 가능성이 있고, 사업자가 어떤 정보를 가져가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개인정보위의 판단입니다.
이에 따라 20일부터는 사업자가 자동화된 도구를 이용해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를 가져가려면 필요한 정보와 전송 방식, 안전조치 등을 해당 기관과 먼저 협의해야 합니다.
신민필 개인정보위 마이데이터추진단장은 설명회에서 "8월20일은 스크래핑 금지의 날이 아니라 협의 없는 스크래핑 금지의 날"이라며 "안전한 개인정보 전송의 날로 기억해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당장 모든 스크래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개보위는 API 구축이 당장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사전협의를 신청한 사업자는 협의가 끝날 때까지 현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게 할 방침입니다. 우선 약속된 스크래핑으로 전환한 뒤 최종적으로는 필요한 정보만 정해진 통로를 통해 주고받는 API 방식으로 옮겨간다는 구상입니다.
실제로 개보위가 지난 6월부터 두 차례 사전협의 신청을 받은 결과 약 700건이 접수됐습니다. 이날부터 진행된 3차 접수에서는 소규모 사업자의 현실적인 보안 여건도 함께 살필 예정입니다. 개보위는 서비스 형태와 정보 처리 수준을 분석해 사업자가 지킬 수 있는 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전환 과정에서 기존 서비스가 갑자기 끊기는 일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이용자 입장에서는 당장 서비스 이용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앞으로 API 방식이 넓어지면 누가 언제 어떤 개인정보를 가져갔는지 전송 이력을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고, 대리 사업자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 범위도 더 구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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